[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에도 88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신수종 프로젝트에서 약 2500억원의 추가원가가 발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분기에 GS건설과 함께 어닝쇼크의 중심에 있었다. 물론 원인에 대한 해명은 달랐다. GS건설이 주력인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추가원가를 인식한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지역과 공종에서 손실을 봤다는 차이다.
즉, 핵심 경쟁력에 흠집이 생긴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측은 다각화에 따른 전형적인 성장통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논란의 중심에 있는 프로젝트(미국 다우-미쓰이 프로젝트, 사우디 마덴 알루미나 등)가 3분기와 4분기에 종료되므로 성장통인지 역량 미달인지는 조만간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서는 역성장 가능성의 현실화가 더 뼈아픈 부분이다. 매출액 전망의 기초가 되는 수주잔고로 봤을 때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 대비 수주잔고 배수는 이번 2분기 기준으로 1.6배다. 아무리 매출회전율이 높은 플랜트 비중이 높다고 해도 2배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성장을 확신할 수 있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수주를 이른 시점부터 많이 달성했다면 약간이라도 외형 성장을 도모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수주실적을 보면 역성장은 기정사실화되는 양상이다"며 "그 기간도 내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6월말 기준 신규수주는 전년동기 대비 60.9% 감소한 3조1000억원으로 연간목표의 20% 수준에 그쳤다.
이선일 연구원은 "해외 발 실적 충격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삼성엔지니어링의 다각화 노력과 그 결실이 오히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한국업체들이 진출하지 못한 영역에 발을 디딜 때마다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올라갔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 프로젝트들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업스트림, 선진국 및 다국적 기업 발주 시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