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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세 빙자해 정권 흔들지 마라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이 초장부터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개점 휴업상태다. 거위 깃털론으로 읍소하던 정부안이 주말을 거치며 며칠만에 김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지시에 따라 세부담 기준선을 3천450만원에서 5천500만원으로 조정하여 중산층 부담 완화 절충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정안에 따르면 세 부담이 늘어나는 납세자는 434만명에서 절반 수준인 2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연간 16만원의 세금을 추가 부담해야 했던 연소득 6천만원과 7천만원의 근로소득자는 세 부담을 각각 연간 2만원과 3만원으로 줄어든다.

OECD의 중산층 기준선인 5천500만원보다 상위인 소득 구간에서 매달 13,000원에서 1,700원과 2,500원으로 대폭 줄어들었으니 세부담 증가는 아주 미미하다. 정부는 세 부담 증가 기준선을 이천만원 상향 조정함으로써 발생하는 4천여억원의 세수 부족분을 고소득자 탈루 등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를 통해 메운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국세청은 현금이 많이 오가는 의사, 변호사, 학원 원장 등 고소득 전문직과 유흥업소의 악의적인 탈세에 대해 세무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 하락으로 이것마저도 당분간 여의치 않을 것 같다.

이를 두고 벌써부터 몰지각한 일부 언론에서는 이제라도 증세 없는 복지공약을 수정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부채질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을 또다시 흔들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이 싸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후 벌써 두 번째인데 이쯤되면 공약 흔들기가 아니라 정권 흔들기로 비쳐진다.

증세없는 복지공약을 엎으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일이 있다. 경제민주화 이야기다. 재벌 총수 일가들의 일감몰아주기와 일감떼주기로 수조원의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데도 김덕중 국세청장은 복지부동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1조원 정도도 안되는 세수 부족을 봉급생활자들의 쌈짓돈으로 떼우려는지 국민들은 이해 할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고소득층과 대기업들의 역외탈세와 CJ 그룹,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은닉재산이 수십조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데 이들은 쏙 빼고 증세를 운운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고 어불성설이다.

거듭 이야기 하지만 증세를 통한 복지공약을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려면 앞서 언급한 역외탈세와 재벌 총수 일가들의 세금없는 대물림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한다. 그리고 정부 산하 각종 위원회 대폭 축소와 국회의원 세비 줄이기 등 정부와 위정자들이 솔선수범해서 줄줄 새는 혈세를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강구된 연후에 증세를 하소연해라.

읍참마속을 해야될 위정자들과 청와대가 증세를 위해 만만한 봉급생활자들만 끌어들인다면 결론은 뻔하다. 다가올 선거는 무조건 깨지고 남은 박근혜 정부의 잔여 기간도 불안하다. 역대정권과는 진짜 다르게 박근혜 정부가 성역없는 부패전쟁을 치룰 거라고 믿는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증세 논란으로 완전 지쳤다. 

민심은 요즘 부글부글 끓고 있는 용광로다. 민생 현장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것처럼 보인 거위 깃털론 조원동 경제수석과 참모들은 당장 사퇴하고 국민들이 예스할때까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심기 일전해서 증세없는 복지에 더 노력해야 된다. 그것만이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을 달랜다.

때가 이르러 세수가 절박하다고 느끼면 연간 16만원이 아니라 매월 16만원도 추가 부담할 수 있는 국민들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증세 언급 지금은 때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