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한국ING생명보험 노조 측이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된 MBK파트너스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2012년부터 진행되어 온 ING생명보험의 매각에 대해 우리는 원천적 반대를 주장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그동안 노동조합이 요구한 인수 주체의 자격에 못 미치는 인수자다"고 지적했다.
특히 "MBK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막대한 자본을 빼돌리고, 인수 몇 년 만에 되팔아 막대한 이익을 누린 론스타와 같은 전형적인 투기자본, 사모펀드이다"며 "단지 론스타와의 차이는 외국인이 아닌 노랑머리 한국인이라는 것 말고는 차이가 없는 한국형 투기자본 그 자체다"고 주장했다.
또한 "MBK가 ING생명보험을 인수할 경우 한국의 보험시장,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장기적 비전을 가진 경영을 하지 않을 것이다"며 "최근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 인수자금 1조 8000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단기간, 최대한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만 열을 올릴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우리는 론스타를 통해 사모펀드가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지 알고 있다"며 "MBK 역시 론스타와 같은 방식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려고 할 것이다. 결국 그 과정에서 보험 가입 고객과 직원들에 대한 책임과 배려는 무시될 것이고, 더 나아가 고객과 직원들을 자신의 이익을 탐하기 위한 투기 자본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모펀드가 업계에 경험 있는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루지 않고 단독으로 보험회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며, 과연 이런 MBK가 금융기관 중 가장 경영이 힘들다는 보험사를 인수,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며 "단순히 인수 후 자본만 빼돌리고, 부실한 운영을 통해 지난 수십년 간 피땀 흘려 일궈놓은 ING생명보험의 가치를 한순간에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ING생명 노조 측이 MBK파트너스를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요약하면 노조에 대한 태도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HK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바로 직군 분리를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노조와 성실한 교섭에 임하지 않아 오랜 기간 동안 문제를 키웠던 적이 있다.
또한 지난 2010년 C&M 케이블 노동자들은 당시 MBK의 무분별한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 획책을 막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고, 마찬가지로 조합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결국 35일간 파업했다.
ING생명 노조 측은 "MBK는 조합이 약하거나 없는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 그 조직을 마음대로 장악하기 위해 노조를 탄압하고 구조조정을 일삼아 왔다"며 "언제나 노동자들을 자신들의 이익의 수단으로만 여기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온갖 편법을 일삼아 그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전가시켜 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