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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통큰 결정만 난국을 푼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국정조사가 증인으로 파행을 거듭하더니 결국 지역 감정 자극 발언으로 난장판이 되었다. 당초 김세(김무성 국회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증인없는 국조가 제대로 굴러갈까 걱정했는 데 현실이 되었다.

19일 국정원 국정조사 2차 청문회 도중 지역 감정 조장 발언으로 판을 깨더니 오늘 있을 마지막 3차 청문회는 결국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속에 야당 단독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지역 감정에 불을 당긴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이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을 상대로 한 ‘광주의 경찰’ 발언은 사실 문희상 민주당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 4월 양심선언을 한 광주의 딸 권 과장을 당력을 총동원해 지키겠다며 언급했던 내용이라 여야 모두 피장 파장이다.

안타까운 것은 권과장 같은 공무원들의 소신에 찬 발언이 정쟁에 이용당하는 현실이다. 이제 지역 감정을 자극하고 국정조사를 물타기 하는 의원들은 여의도에서 영원히 추방시켜야 된다.

그리고 국회는 반쪽 청문회로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전망인데 앞으론 보고서를 내놓을 때까지 국정조사를 무기한 연장시키는 법안을 마련해야 될 것 같다.

이번 국정원의 국정조사는 이유야 어떻하든 무효다. 민주당이 여의도로 복귀하지 않는 이상 2012년도 정부 예산 결산과 9월 정기국회도 물건너 간다.

이제 국정원 개혁을 주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정원 사태로 실타레처럼 얽힌 정국을 풀어 줘야 한다. 2자 회담이든 3자 회담이든 격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7년전 사학법 개정안에 항의해 칼바람을 맞으며 53일간 아스팔트 투쟁을 이어갔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식물 국회 정국을 풀고 정치적 출구를 열어준 지원군이 김한길 대표였다.

그런 김대표가 서울광장에서 땀을 흘리며 대통령을 부르고 있다. 기구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박 대통령이 승자의 관용으로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통 큰 결정을 내려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