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수출 증가율과 국내투자 증가율 간의 디커플링이 리스크 요인이며, 기업들이 투자 및 생산량 증대에 나서려면 수출에서 보다 뚜렷한 회복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이 국내투자를 이끌어야 한다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 은행은 최근 발표한 'Asia Regional Focus'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수출 증가율 상승으로 인한 경기 활성화가 아직은 내수 경기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올 4분기에 수출효과가 국내 생산활동으로 이어져 하반기 성장을 이끌며, 최근 몇년 간의 상고하저의 경기 패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6월 전년대비 -1%에서 8월에는 7.7%로 상승했다. 전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증가율이 아직 급증하지는 않고 있다.
IT, 자동차, 선박과 같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수출 업종들과 미국, 아세안 및 중국의 수요 회복이 수출 증가율의 상승을 이끌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중국, 미국, 유럽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한국의 수출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대외여건의 개선은 아직은 국내경기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비전자부문의 산업생산은 5월 이후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여 왔으며, 7월 기계류 내수출하는 전년대비 7.9% 감소했다. 소매판매액과 산업생산은 7월에 각각 전년대비 1.1%, 0.9% 증가했지만, 증가세는 여전히 비교적 약하다. 건설수주는 전년대비로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러 건설투자 전망에 대한 우려를 주고 있다.
최근 수 년간 수출은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었지만, 기업들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생산기지를 신흥시장으로 이전하면서 한국경제의 높은 수출 의존도가 우려 요인이 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측은 "최근 조사에서 한국의 기업고객들은 수익 증가율 유지를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며 "향후 정부의 국내 투자 장려 정책들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