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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등 대기업 상당수는 올해도 3월 둘째주 금요일인 이날을 정기 주총일로 잡아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삼성전자 등 116개 상장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몰린 이날 대다수 상장사 주총은 큰 마찰 없이 1시간 내에 끝났으나 일부 상장사는 현장을 찾은 소액주주들의 배당 인상 요구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삼성전자 주총장에선 주주 배당금이 적다는 소액주주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의장직을 수행한 권오현 부회장은 이익 증가 대비 배당금이 적다는 한 소액주주 지적에 대해 "정보기술(IT)산업 속성상 꾸준히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하고, 기업 인수·합병(M&A) 기회도 봐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장기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현금 흐름과 주가를 생각해 배당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서울 역삼동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SDS 주총장에서도 배당관련 목소리가 쏟아졌다.
삼성SDS 주주들은 배당금을 1천원으로 올리는 안건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으나 결국 부결됐다.
삼성생명 주총도 상장 공모가 11만원을 밑도는 주가와 배당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1시간 40여 분만에야 끝났다.
한편, 재벌그룹 중에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년 임기의 등기이사에 다시 올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가 오너 일가에선 유일하게 사내이사에 재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은 각각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로써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앞으로 3년간 각각 회장직과 부회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재벌 총수 일가 중에서 드물게 호텔신라 정기 주총장에서 2012년부터 3년째 의장 역할을 수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장은 삼성가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등기이사직을 유지했다.
LG전자도 구본준 부회장과 정도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삼성전자는 또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4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을 늘리는 안건을 승인해 주목을 받았다.
재벌 그룹들이 이렇게 주주총회를 몰아서 하고 있는 것은 결국 소액주주 참여를 제한하려는 것이란 지적이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 1998년 주총에서 참여연대의 전신인 경제개혁연대가 부당내부거래 등을 문제 삼으면서 13시간 넘게 마라톤 주총이 빚어졌고, 1999년과 2001년에는 주총장에서 시민단체와 직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진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