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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훈 다음커뮤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는 모습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고 계약을 맺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0월 1일이다.
그러나 합병을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이 과도하게 행사될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통합 법인인 '다음 카카오'가 순조롭게 출범하기 위한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변수로 떠올랐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보유주식을 회사에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 일정 금액이 넘어가면 계약이 어그러질 수 있다.
이번 양사의 계약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다음과 카카오가 주주에게 지급할 수 있는 대금의 상한선이 각각 2천억원, 1천억원으로 제시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다음의 최대주주는 이재웅 전 대표(13.67%)다.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12.19%)을 포함한 5% 이상 주주의 지분율은 44%가 넘고 소액주주의 지분율도 40% 이상이다.
다음의 주식 매수 예정가는 7만3천424원인데 합병 반대 기준금액(2천억원)에 해당하는 주식 수는 272만주가량 된다. 이는 다음의 현재 발행주식(1천356만229주)의 20%에 해당한다.
주요주주의 절반이 합병에 반대하거나 소액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이 틀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일단 2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투자 목적으로 다음의 지분을 보유한 만큼 합병 기간을 틈 타 차익 실현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다음의 주가가 주식매수 청구 가격(7만3천424원)을 밑돌 경우 차익을 노리고 반대의사를 내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쏟아질 수도 있다.
카카오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카카오는 주식 매수 예정 가격으로 11만3천429원을 제시했다.
합병 반대 기준금액(1천억원)에 해당하는 주식 수는 88만1천주 수준으로 카카오의 발행주식(2천699만6천580주)의 3.26%에 불과하다.
전날 장외시장에서 양사의 합병 소식에도 카카오의 주식은 하락했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증시 전문가들과는 달리 장외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소액주주들의 거취에 따라 합병 무산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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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훈 다음커뮤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한편, 카카오를 비롯해 증시 입성 시점에 관심이 집중됐던 기업들의 상장이 올해 들어 줄줄이 가시화되자 장외시장의 투자심리가 들썩이고 있다.
장외시장 참여자들이 기업공개(IPO) 및 대기업 합병 예상 종목 등 증시 상장 기대감이 높아진 종목들을 '흙 속의 진주' 찾듯 발굴함에 따라 이들 종목의 거래가격도 급등세를 탔다.
반면 다음과의 흡수합병을 발표한 카카오의 장외 거래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오히려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카카오의 전날 장외 거래가격은 11만6천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28% 하락했다.
장외 시장 참여자 다수는 다음-카카오의 합병비율 산정 근거와 거래 재개 후 다음의 주가 흐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