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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순천서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의 수사활동으로 확보한 유씨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우측 손을 냉동하고 건조한 끝에 검지손가락의 지문을 채취해 검색 한 결과, 유씨의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1일 저녁 국과수로부터 감정을 의뢰한 유씨의 대퇴부 뼈 등에서 추출한 DNA와 금수원 내 유씨 작업실 DNA 시료와 정확히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 유병일(75·구속기소)씨와의 부계 Y염색체와 모계 X염색체(미토콘드리아 확인법)를 대조 확인한 결과 동일한 부모를 둔 형제로 밝혀졌다.
우형호 경찰서장은 "현장에서 구원파 계열세의 제품인 스쿠알렌 빈병이 1개가 발견되었고, 천 가방에 새겨진 '꿈 같은 사랑'은 유 씨가 직접 쓴 책 제목과 같다"고 발표하였다.
시신을 발견한 경찰은 무연고자로 보고 촉탁의를 통해 부검을 진행했지만 부패 정도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반백골화가 80%가량 진행된 상태였다"고 전하고 있다.
경찰은 일단 유 전 회장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순천경찰서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차적으로 외견상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반듯이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였고, 주변에 반항 흔적이나 타살에 의한 심한 상처 등이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 전 회장이 고령이고,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을 사망 원인으로 볼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유 전 회장은 도주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안 마시던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당뇨병 환자가 술을 마실 경우 저혈당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은신처 바깥으로 산책을 나왔던 유 전 회장이 저혈당 쇼크를 일으켜 그 자리에서 숨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인데다 극심한 스트레스, 지병 등이 비내리는 날씨와 겹치면서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자연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 전 회장이 검경의 추격에 벼랑끝으로 몰리면서 비관적인 심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추종자들이 독살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체 바꿔치기' 가능성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시신의 DNA와 (기존에 확보한 유씨의 DNA가) 일치한다고 발표했고 경찰청의 지문감식 결과도 동일하다"면서 "두 가지 결과를 신뢰한다면 (시신) 바꿔치기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유씨 시신을 국과수 서울 분원으로 옮겨 재부검을 실시하고 있어, 재부검이 완료되면 시신이 유씨임이 최종 확인되는 한편 사인과 타살 여부, 사망시점 등도 유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과수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감식을 진행 중이며, 언제쯤 결과가 나올 지는 지금 당장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 사망이 최종 확인되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