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한국인은 폭스바겐 스캔들 돈케어?... 아이들 수명이 줄어요!

한국 사람들은 배기가스 오염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하지만 '클린 디젤'이란 타이틀이 판매량을 늘리는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고싶다는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환경법 개정이나 중고차 가격 하락 가능성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배기 가스 흡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은 치명적이다. 단지 우리가 잘 모르고 무감각하기 때문에 중요성을 모르는 것 뿐이다.

도심지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자동차 배출가스다. 먼지는 입자상물질(PM)이라 부르는데 그 중 굵은 먼지는 거의 대부분 기도 점막에 걸려 가래 등으로 배출되는 반면 지름이 작은 것일수록 폐 깊숙이 침투해 폐암을 일으키는 주범인 것으로 밝혀져 미국 환경보호청은 97년부터 PM2.5(지름 2.5㎛) 이하의 미세먼지 기준을 따로 만들어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PM10(지름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미세먼지로 규정해 관리하고 있으나 이는 '굵은'먼지를 관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동차의 입자상물질(PM)역시 디젤차량에서만 배출된다고 정하여 지금까지 PM10정도의 굵은 먼지를 무게식으로 측정해오다 2015년에야야 '유로6'(유럽연합 경유차 규제단계)을 도입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규제하고 있다.

이에 국내에 시판되는 신차엔 클린 디젤 기술이 도입된 엔진을 장착하거나, 별도의 공해저감장치를 추가하는 것이 의무화 되었다. 하지만 폭스바겐 스캔들이 터지며 '클린 디젤' 기술이 사실상 허구였음이 밝혀졌다.

미세먼지, 폐암 안걸려도 수명은 줄어든다

미세먼지는 지난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됐다. 이들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유럽 9개국 30만 명의 건강자료와 2095건의 암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논문을 살펴 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18% 증가했으며,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은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보다 더 무서운건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서유럽 13개국 36만7000명의 건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5㎍/㎥ 증가할 때마다 조기사망 확률이 7%씩 증가하였다.

질병이 나타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차적으론 기관지에 미세 분진이 쌓여 기침이나 가래, 폐포에 미세 먼지가 쌓임으로서 산소교환이 원활해지지 않아서 호흡기 곤란이 발생하며, 이후엔 기관지 점막이 미세먼지로 건조해져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상태가 돼 만성 폐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심할 경우 폐렴 등의 감염성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관에까지 침투해 복잡한 염증 반응에 의해 혈관에 손상을 주어 협심증,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할 뿐 아니라 폐포에 미세 먼지가 쌓여 산소 교환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못해 심혈관 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의 경우 병을 악화시기기도 한다.

신체 건강한 사람도 미세 먼지와 피지 때문에 모공이 막혀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이 피부 트러블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아토피상 피부염, 알러지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의 경우 공해 물질이 피부를 자극하기에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외 코 점막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비염, 여러 가지 공해물질이 각막이나 결막에 직접 닿으면 자극성 각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킨다.

클린 디젤 이제 못믿는다... 국민과 기업 경각심 가져야

지난 7일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 업체 이미션스애널리틱스'(EA)의 최근 실험 결과, 이들 회사의 디젤차가 실제 도로 주행에서는 유럽연합(EU) 허용 기준치의 최고 2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NOx)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스캔들은 새발의 피에 불과했던 것이다. 클린 디젤 기술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 역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환경부 역시 국산-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 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배출가스 조작 여부를 검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 스캔들로 현대 기아 등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보겠다는 예측이 많지만, 개별 기업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으로까지 문제가 확대돼 아직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환경오염과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시대가 변화하면 과거와 비교가 안되게 높아졌다. 환경 문제가 공론화되고 관련 교육도 많아진 덕에 이전과 달리 환경 보호가 정의롭고 이상적인 것이 아닌, 생존의 수단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배기 가스 문제가 큰 이슈가 되지 못한다며 소홀하게 대하려는 태도는 매우 경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국민과 기업 모두에게 환경 문제 대한 경각심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