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H&M과 발망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매장 앞에 노숙자(?) 행렬을 만들었다. 일부 소비자들이 판매 개시 1주일 전부터 매장 앞에서 장기노숙까지 불사하고 있는 것이다.
H&M은 다른 SPA 브랜드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럭셔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통해 자사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2004년부터 2014년까지 Karl Lagerfeld를 시작으로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 베르사체(Versace),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 등의 유명 브랜드와 손을 잡는 것은 물론, 마돈나 (Madonna), 데이비드 베컴 (David Beckham), 비욘세(Beyoncé) 등 스타일 아이콘을 모델로 기용해 '대량 생산'으로 치부되는 타 SPA브랜드와 달리 '패션 하우스'의 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H&M의 그룹 가치는 2008년 140억 달러(한화 15조 2천억 원)에서 2013년 말엔 약 182억 달러 (한화 19조 8천억 원)로 성장했으며, 세계 시장 3위로 108억 달러(한화 11억 8천억 원)의 가치를 갖는 브랜드 자라와의 차이를 넓히고,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럭셔리 브랜드 그룹 루이비통(그룹 가치249억 달러, 한화 27조 1천 4백억 원)과는 차이를 좁혀나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H&M의 콜라보레이션은 하이엔드 (High-end) 제품을 선보이면서 좀 더 균형 있는 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게 했으며, 고객에겐 "한정판"이라는 느낌을 줘 브랜드에 매력을 더했다. 자라(Zara)나 프라이마크(Primark) 등 경쟁 하이스트릿 브랜드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고 가격이 싸다는 인식을 없애는 동시에 상품 가격경쟁력이 확보돼 자연스레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한 것이다.
이번 발망과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패션피플들의 기대를 한몸에 사고 있다. 밀리터리, 제복, 바이커 진 등을 연상시키는 실루엣에 비즈와 자수 디테일로 화려하게 장식된 의상은 발망 특유의 디자인을 잘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래 발망 브랜드의 1/10~1/20 정도에 불과한 가격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