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포드 '익스플로러'에 대한 첫 대면에서는 차체의 크기부터 눈에 들어왔다. 라디에디터 그릴이 주는 강인함의 느낌도 잘 지워지지 않는다. '미국적인 차'라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익스플로러는 대형 SUV이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이사는 "일상을 벗어나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차가 익스플로러"라고 설명했다.
익스플로러는 인기 많은 차량이다. 가솔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가운데 판매량이 많은 모델이다. 모든 트림이 가솔린인데, 대형 SUV 판매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이다. 시승해보며 그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시승차는 '2.3 EcoBoost'였다. 국내에는 2.3 에코부스트가 먼저 출시됐고, 3.5 가솔린은 추후에 나올 예정이다.
공차중량이 2톤인데 치고 나가는걸 경험하게 되니, 말문이 막힐 정도의 기분을 받게 됐다. 그리고 또 2톤이라고 믿어지지도 않았다. 차체의 크기에 비해 매우 가벼운 느낌을 줄곧 받았다.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보이고, 여기에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파워트레인은 포드의 가솔린 터보 엔진인 2.3 에코부스트와 고배기량 V6 엔진인 3.5 자연흡기 가솔린이 탑재됐다. 고성능, 친환경 에코부스트 엔진 장착으로 '힘'과 '경제성'을 모두 충족시킨다.
2.3 에코부스트 엔진의 최고출력은 274마력, 최대토크는 41.5kg·m이다. 기존 3.5 가솔린 엔진(294마력, 35.3kg·m)과 비교해 출력은 약 6.8% 낮지만, 토크는 17.6% 가량 높다.
최대 토크의 경우 4기통 엔진의 메커니즘으로 기존 3.5L Ti-VCT V6 엔진보다 강력한 성능을 낸다는 점이 특징으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대형 SUV에 요구되는 강력한 파워를 확보한다.
터보차저의 응답성 또한 빨라졌다. 주행 능력이 우수하다. 고속 주행시 엔진 소리가 자극적으로 들려온다. 그러나 '소음'이 아닌 거친 '힘'으로 느껴졌다. 인텔리전트 4WD와 패들 시프터가 결합된 셀렉트시프트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표준연비는 리터당 7.9km(도심 6.8, 고속 9.8)이다. 기존 연비 대비 11% 하락한 수치다. 종전 2.0ℓ 모델의 복합연비는 8.9km/ℓ였다. 최고속도는 시속 210㎞이다.
서스팬션은 편안한 느낌을 줬다. 딱딱한 느낌도 아니었고, 과속방지턱이나 고속도로에서 파인 노면에서도 살며시 주행해 나갔다.
익스플로러는 역사가 길다. 포드를 상징하는 모델이다. 첫 출시된건 1991년이다. 최초 출시 이후 세계적으로 700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이후 5세대를 거쳐 지난 9월 14일,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인 '2016 뉴 익스플로러'가 출시됐다. 그러나 "풀 체인지라고 무방하다"라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외관 디자인은 강인해 보인다. 우람한 체구의 동물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크기만 한게 아니라 정제된 세련미가 강조됐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로우빔을 적용한 LED 어댑티브 헤드 램프의 디자인은 확연히 달라졌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눈매와는 다른, 강인한 눈매의 느낌을 전해준다. 루프랙은 낮아졌고 새로운 리어스포일러를 추가해 공기역학을 개선했다.
후면은 테일램프에서 리프트 게이트까지 이어지는 라인에 시그니처 디자인을 적용, 익스플로러만의 아이덴티티를 실현했다. 후면은 전면의 강인한 모습과는 다르게 깜찍한 느낌도 들었다. 'Ford'라는 엠블럼 아래에 'EXPLORER'라고 적혀있다. 포드 엠블럼의 디자인을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미국이 떠오른다. 또 그 하단 왼편엔 'LIMITED'가 보이고 오른편으론 'ECOBOOST 4WD'라고 적혀있다.
내부 인테리어에는 '미국적'이고 세련됨과 고상함이 전해져왔다. 문쪽이나 대시보드 부근에는 원목으로 장식되어 있어 편안함을 줬다. 운전석 입구 하단 부근에는 'EXPLORER'란 차명이 적혀있다. 또 동승석의 송풍구 아래 부근에도 모델명이 보인다.
계기반은 중앙에 스피도미터가 킬로미터와 마일로 나와 있고, 그 밑엔 기어 상태를 볼 수 있다. 왼편에는 설정 화면이 나타나고 설정을 하면 '7'까지 나와 있는, 전자식으로 보여지는 rpm이 나타나기도 했다. 스티어링 휠에는 페들 시프트가 장착 돼 있다.
주행하다 보면 앞 차량과의 간격에서 조금은 위험한 상황이 발생되면 위험 소리와 함께 빨간 불이 번쩍이는데, 운전석 앞쪽에 보이는 장치에서 이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문을 열때 쉽게, 잘 열리는 경험을 했다.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에 살짝만 손을 접촉하면 자연스럽고 가볍게 문이 열렸다.
익스플로러는 대형 SUV이기 때문에 당연히 가족을 위한 차로 제격일 수 밖에 없다.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을 갖췄다는게 최대 장점이다. 3열까지 7인이 탑승하고도 595ℓ에 달하는 적재공간이 확보되며, 1열을 제외한 모든 열을 접을 경우 2285ℓ의 적재공간이 생긴다. 만약 2인이 여행을 한다면 적재공간이 남아돈다. 트렁크는 전동식이다. 트렁크 문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전동식리프트게이트가 열리고, 닫힌다.
안전 장치 및 기능을 보면, 포드가 개발하고 상용화한 안전벨트 에어백을 2열 시트에 장착했으며, 커브 컨트롤 기능의 전자 주행 시스템과 눈 깜박임보다 약 20배 빠르게 지형조건을 평가해 핸들링과 견인력을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4WD와 결합된 지형 관리 시스템이 탑재됐다.
지형 관리 시스템은 눈길ㆍ모래ㆍ진흙ㆍ빗길 등 날씨와 노면상태와 주행환경에 맞게 다이얼을 돌리면 주행 중에도 자연스럽게 차체 제어 기능을 바꾸어 지형에 맞는 주행을 가능하게 하며, 타이어 접지력을 극대화하는 전·후륜 독립식 서스펜션을 통해 각 바퀴에 전해지는 노면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해 뛰어난 승차감과 탁월한 핸들링 성능을 제공한다.
운전석 왼편 하단엔 풋 브레이크가 장착 돼 있었다. 후방 카메라는 시야 확보가 잘 됐다. 버튼 하나로 3열 좌석을 펼치고 접을 수 있는 파워폴드 기능이 있다. 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범퍼 하단을 발로 차는 듯한 간단한 동작으로 전동식 리프트게이트를 여닫을 수 있는 핸즈프리 리프트게이트가 장착됐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하는 USB 포트 2개와 220V 전원 소켓을 센터콘솔 후면에 추가했다. "참 유용한 장치가 아닐 수 없다"고 느꼈다. 그 밑에는 컵 홀더가 마련 돼 있다.
이밖에도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적용됐다. 특히 5개 숫자로 이루어진 암호만으로 차 문을 열수있는 키리스 엔트리 키패드는 포드만이 제공하는 편의 기능이다.
익스플로러의 국내 판매 가격은 2.3L 리미티드 모델 기준, 5600만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인하 반영)이다. 익스플로러는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성능, 각종 편의장치, 그리고 넓은 적재공간이 큰 매력인 차량이었다. 가격이 좀 낮거나 형편이 좋아진다면 사고 싶은 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