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한 신생아가 최근 장내 세균의 일종인 '사카자키균'에 감염됐다.
사카자키균 감염은 발생 빈도가 낮긴 하지만 신생아와 유아에게 치명적인 수막염, 패혈증, 괴사성 장관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카자키균이 유발하는 신생아 뇌수막염의 경우 20∼30% 정도의 치사율을 보인다. 이번에 감염된 신생아는 뇌 손상으로 영구 장애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보건당국은 따로 역학조사 등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카자키균의 정확한 이름은 엔테로박터 사카자키(Enterobacter Sakazakii)로, 장내세균(대장균)의 일종이며, 자연계에서 인간의 장 내용물, 물, 토양, 공기와 같은 환경에 널리 존재한다. 사카자키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피해자가 주로 신생아와 어린 영아라는 점과, 세균의 매개체가 되는 식품이 조제분유라는 것이다.
1989년 사카자키균에 대한 신생아/영아 감염이 처음 보고된 이후로 최근까지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사카자키균에 의한 감염 시 생후 4주 이내 신생아, 면역력이 결핍된 영아, 체중 2.5kg 이하의 저체중아에서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으며, 특히 임신 36주 미만에 태어난 미숙아로서 생후 6주까지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정상아에서는 감염의 위험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물에 탄 분유제품에 사카자키균이 존재할 가능성은 세 가지 경로로 요약할 수 있다. ▲ 원료유나 건조 후 첨가되는 오염된 재료의 사용 ▲ 건조 후 포장 과정에서 주변 환경(공기)으로부터의 오염 ▲ 가정에서 수유하기 위해 물에 타거나 취급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물이나 공기, 용기의 사용과 관련된 외부 오염의 경우 등이다.
사카자키균 감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론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모유를 먹이자
분유제품의 제조과정 자체에서부터, 그리고 분유를 먹이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사카자키 균이 오염된다. 따라서 아기들을 사카자키 균으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모유를 먹이는 것이다.
2. 분유를 물에 탈 때 안전 수칙을 지키자
국제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제분유 속 미생물에 관한 국제회의 보고서를 참고하면, 사카자키균으로부터 분유 수유 영/유아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수칙은 다음과 같다. ▲ 분유를 70℃ 이상의 끓는 물로 타야 하고 ▲ 분유를 물에 타는 준비 시간을 가급적 줄이며 ▲ 물에 탄 우유도 오랫동안 보관하기보다 즉시 아기에게 먹이고 ▲ 분유를 개봉한 후에도 되도록 보관기간을 줄이고, 아기에게 먹일 때 한번 먹을 분량만큼 타도록 해 남은 분유는 가급적 다시 먹이지 않는다.
국내에선 지난 2006년 남양유업 분유 제품에서 사카자카균이 발견된 적 있다. 현재 정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축산 및 낙농 기업의 선제적 검증과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