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이랜드가 자꾸 표절을 한다. 최근 일련의 이랜드의 기업 행태를 보며 "저거, 너무한거 아냐"란 생각이 든다.
보통 기업들간에, 같은 업종간에, 경쟁사들간에 '베끼기'는 늘 있어온 일이다. 그런데, 이랜드의 방식은 힘없는 이를 죽이는 방식이다. 국내의 한 디자이너가 개발한 상품을 이랜드가 베꼈고 이 디자이너의 제품은 몇 개월만에 재고품 신세가 되기도 했다.
정품과 모조품이 나란히 놓인 사진을 보면, 기가막혀서 웃음 밖에 안나온다. "진짜 너무하네"란 말이 절로 나온다. "이랜드가 이런 정도의 회사였나? 돈과 성장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란 생각이 들게 된다. 1년 반동안 고생해서 만든 제품인데, 이랜드라는 대기업에서 똑같은 제품을 만듦으로 인해 한 디자이너의 기쁨은 모두 사라져버렸다.
그는 7년 동안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완전히 똑같은 제품이 나타나더니,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팔리기 시작하면서 판매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에 까지 처해버렸다. 그는 "이 일을 그만둘까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누구라도 해당 제품을 보면 "이게 뭐야. 그냥 똑같잖아"란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어보인다. 소비자가 두 제품의 차이를 구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약탈'에 다름없다고 느끼게 된다.
이 제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랜드의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에서 운영하는 SPA 브랜드 '미쏘(MIXXO)'도 디자인 모방 논란에 휩싸였다.
미쏘는 9개의 제품을 모방했다. 그대로 베끼거나 약간 변형하는 식으로 가져갔다. 해당 제품들을 보면, "내가 저 디자이너의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하는 분노의 마음이 들게 된다. 베꼈다는게 너무나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히 문제가 될텐데, 왜 저런 행동을 했을까?"란 의문의 마음이 들게 된다.
여기에 이랜드측은 "유행이다", "흐름이기 때문에 모방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대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대응을 보게 되면, "도와줄 수 있는 이들이 이들 피해자들을 돕지 않으면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일들 뿐 아니라 스카프와 관련된 베끼기 논란도 있다. 이랜드의 신발 브랜드인 '폴더'가 국내의 소규모 스카프 전문 브랜드를 베낀 일이다. 피해 회사측은 "니팅 머플러의 핵심 아이디어는 물론 길이, 색상 배색까지 그대로 가져와 반값에 판매했다"고 주장한다. 이 스카프를 봐도 할말이 없어진다. "진짜 왜 저러나"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그런거 같다. 누군가를(뭔가를) 모방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그렇다. 누군가를 쫓아하게 되면 자신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는 법이다. '존재감'과 '정체성'은 사장되는 것이다. 근데 기업의 측면에서는 생존을 위협한다. 생계를 꺽어놓고 힘이 없으니, 횡포에 짓눌려 버리게 된다.
이랜드의 '버터' 제품 사건이 알려진 직후 이랜드리테일이 공식 사과한 내용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더 커진다. '진심'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유망 디자이너 및 중소기업과 함께 상생할 수 있고, 국내외 시장 판로개척을 지원하여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실천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특히 그랬다. 말로만 하면 어느 누구도 그 기업을 신뢰하지도 않고 사지도 않는다. 분명 문제가 생기게 된다. 어려움이 오게 된다.
이랜드는 개인 디자이너들의 약점을 이용해 대기업의 횡포를 일삼고 있다. 특허 등록을 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약점을 역이용하고 있다. '미투 제품'이라는 것이 판치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의 경우는 기업들 간 경쟁과는 다른, 힘없는 이들을 밟아버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랜드 스스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