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보 다시, 소속사의 불공정 계약으로 무너진 그룹이 부활하다

터보의 김종국과 김정남

불공정 전속 계약, 어떻게 구제받아야 하나?

김종국, 김정남, 마이키 등 역대 멤버가 다시 뭉친 그룹 터보가 신보 '어게인(Again) 신곡 '다시'를 발표했다. 15년 만의 귀환이다.

21일 각 음원사이트에 따르면 터보의 신곡 '다시'는 21일 오전 8시 기준으로 네이버 뮤직, 엠넷, 올레뮤직, 지니, 소리바다, 벅스, 몽키3 등 7개 음원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오랜 시간 재결성을 이루지 못했던 안타까운 그룹인 만큼, 그들의 재결합에 대중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터보는 다른 해체한 그룹과 달리, 인기가 하락하거나 팀 내 불화가 불거져서 해체한 팀이 아니었다. 꾸준히 히트곡을 쏟아냈고, 해체 시기인 2000년까지도 적지 않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후 솔로로 전향한 김종국이 발라드 가수로서 상당한 호응을 얻었을 정도다. 1위를 향해 무한 질주하던, 잘 나가던 그룹을 망친 것은, 멤버들의 문제가 아닌, 소속사의 갑질과 횡포 때문이었다.

김정남은 과거 SBS 플러스 '컴백쇼 톱 10'에 출연해 당시 소속사의 횡포를 털어놓은 적 있다. 갖은 폭행과 인격모독, 불공정한 노예계약과 혹사로 결국 버티지 못하고 2집 이후 탈퇴를 결심했다는 내용으로, "재떨이가 날아오고 의자가 날아오는 건 감사한 일이었다. 한대 맞고 병원 가서 꿰메면 되니까."등의 경악할 만한 증언도 있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이 같은 연예기획사의 전속계약 불공정 조항 문제는 현재까지 되풀이되고 있다.

불공정 조항으로 지적되는 대표적인 조항으론 연예인 소재 상시통보 등 과도한 사생활 침해와, 소속사 허락 없는 활동 중지, 은퇴 금지 조항, 소속사의 홍보활동시 강제, 무상 출연 조항 등이 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010년 '대중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체결해, 일부 중소연예기획사에게 전속계약서를 자진 시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57개 중소업체 중 상당수가 자체적으로 계약 조항을 수정했지만, 권고사항일 뿐 강제력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에 법제처는 가수 지망생이나 연예인이 연예기획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데뷔, 활동, 은퇴하는 과정에 필요한 법령정보를 모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전속 계약에 관련해선 가수와 연예기획사의 권리와 의무에서부터, 저작권의 귀속, 전속 내용의 적법성과 내용 변경, 해지 등 법적 구제를 위한 편의 서비스 전반을 마련했다.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http://oneclick.law.go.kr)에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이 발달하기 위해선 경제활동 참여자부터 관련법을 준수해야 한다. 과거 인기를 누린 가수들이 소속자의 불공정 계약 횡포로 안타깝게 가수 생활을 마쳤던 것을 생각하면, 한류가 세계적 문화 트렌드로 성장한 현재의 성공을 유지해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계속해서 활기를 띨 수 있을 거란 것을 알 수 있다. 부디 더 이상 기획사의 근거없는 갑질과 횡포로 꿈을 잃는 예술인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터보 - 다시(AGAIN) 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