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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 OB맥주는 한국기업? 대주주는 외국계 'AB인베브'

OB맥주가 어떤 기업인줄 아는 사람이 사실 많지 않을 거 같다. 제품을 이용하면서 이런 부분 까지는 잘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OB맥주의 대주주는 외국계다. 지난 해 4월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는 OB맥주를 인수했다. AB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회사다.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호가든 등 유명 맥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맥주시장의 20.8%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세계 2위 업체인 영국 사브밀러를 인수하기도 했다.

AB인베브는 과거에 OB맥주의 대주주였었다. 지난 2008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가 다시 인수한 것이다.

OB맥주는 국내 맥주업계 1위다. 그러나 AB인베브의 인수 이후 OB맥주는 실적 침체현상을 겪었다. 실적이 좋지 않다. 2008년 매각가 보다 3배나 많은 가격으로 인수를 했음에도 말이다. 영업이익과 매출 감소에, 시장 점유율 하락까지 염려되고 있다. OB맥주는 점유율이 한때 60%에 가까웠지만,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런 부진에 대해 대주주 및 CEO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기도 하다. 외국계 대주주를 맞은 이후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장인수 사장은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경영 후선으로 밀려난 것이다.

지난 2014년 11월, 새 사장으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선임됐다. AB인베브 측 인사다.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부사장 출신인 그는 작명소에 가 '김도훈'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지었다.

연말 인사에서 장 부회장 측근들은 밀려났다. 물갈이가 된 것이다. 장 부사장은 '영업통'으로 알려져 있는데, 장 부회장 측근들이 밀려나는 상황을 보며 주변에서는 우려스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OB맥주는 대주주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입 맥주의 비중을 늘리는 모습이었다. 모회사인 AB인베브 브랜드를 들여왔다. 이에 "OB맥주가 외국인 대주주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OB맥주 노조는 회사를 고발했다. 근로시간 허용 한도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점유율이 하락하며 생긴 노사 갈등인 것이다. OB맥주가 영업사원 등에 무리한 업무를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AB인베브의 프리미엄급 맥주를 판매토록 압박했다고 한다.

대주주인 AB인베브의 입김이 강해짐으로 말미암아 터진 일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프리미엄 맥주 판매에 대한 AB인베브의 압박 말이다. 또 주말에도 강제 근무를 시켰다고 한다. 또한 명예 퇴직 실시에 대한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인수하고 외국인 수장이 경영을 맡았기에 이는 이미 예견된 현상들로 보인다. 대주주의 눈치를 보며 일하고 있는 것이다.

OB맥주는 국내 맥주 1위 제품인 '카스'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대주주의 눈치를 보며 AB인베브의 제품을 파는데에 더욱 열을 올리고, 국내 소비자의 소비생활을 그다지 고려하지 않으며 국산 맥주에 대한 자존심까지 내던져가는 전략을 앞으로도 계속 보인다면, OB맥주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해 실적 부진은 더 심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OB맥주는 대주주 AB인베브의 배만을 불리게 해주려는 브랜드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는 없어 소비자들은 OB맥주 제품을 점점 외면하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OB맥주가 국산 맥주에 대한 자긍심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