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하이트진로 지게차 사망 사건' 지나가던 작업자에게 다가온 날벼락

지난 2일 오전 8시 경 전북 완주군 용지면 하이트진로 전주 공장에서 작업자가 지게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작업자는 48살의 임모 씨로 용접공이었다. 사고가 나자 경찰과 노동부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 사고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장 관계자는 사망 사실만 확인해줄 뿐 사고 내용이나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작업자는 당시 공장 내 시설 수리 작업을 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던 중 물품을 실어나르던 지게차에 치였다. 해당 지게차는 1.8리터 맥주를 담은 상자를 약 4단 높이로 쌓고 이동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사건 발생 날 성명서를 내고 이 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게차 운전자가 유도자 없이 혼자 운전을 했기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민주노총은 또 사고 발생 후 119 신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작업 지시자가 누구인지, 안전교육이 이뤄졌는지, 지게차 통행 지역임을 사전에 고지했는지 등 사고 경위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산업안전법에는 지게차 작업 시 노동자 출입으로 부딪힘 등 재해 발생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작업계획서에 따라 지휘자를 배치하고 작업을 지휘해야 한다고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공장 관계자는 일상 작업 시 작업 계획서, 작업 지휘자, 유도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적재화물이 크고 현저하게 시야를 방해할 때에는 유도자를 붙여 차를 유도시켜야하며 후진으로 진행하고 경적을 울리면서 서행해야 한다고 고용노동부 운반하역 표준안전 작업지침 제56조 제5호에 명시 돼 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대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노조 측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의 특별근로감독의 조속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진정한 사과와 책임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해 7월에도 청주시 청원구의 화장품 제조업체 에버코스에서도 지게차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업체 측이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차를 돌려보내는 바람에 1시간 가량 이송이 지연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에버코스는 이 사고 이후 5일 뒤 차량통제 및 지게차 통제업무를 위한 작업지도원 1명을 시급 5580원의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업체 대표 등 관계자 7명을 입건하고 수사를 벌였다.

사고 이후 사측은 이를 수습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처벌은 미약하다보니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다.

하이트진로 홍보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하고 고용노동부에서 조사가 나와서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때문에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가 그렇다. 아직 결과가 안나왔다. 저희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유가족과는 합의는 된 상태라고 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다. 변화는 기대해본다. 하이트진로와 같은 대표기업에서부터 인명의 안전을 챙기며 솔선수범하여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