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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T&G 고질적 내부비리, 왜 자꾸 터지나

최근 KT&G에서 '영남대 마피아' 논란이 불거졌다. KT&G 내부에서 특정대학 출신이 요직을 장악해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복인 사장을 비롯 영업전략실장인 이정진 상무, 경북본부장인 도학영 상무, 자회사인 인삼공사의 박정욱 사장, 강동수 전략실장, 이재삼 원료사업단장 등 핵심 임원들이 영남대 출신이다.

사장과 주요 임원, 자회사 사장 등이 모두 같은 대학 출신이다. 특정대학 인맥으로 요직을 독차지하며 내부 견제기능이 마비 돼 비리 관행이 깊어지며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임원 59명 중 영남대 출신은 3명에 불과하다"면서 "이 대학 출신들이 회사를 망치고 있다거나 마피아 운운하는 건 무리한 시각"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백 사장은 2011년 KT&G 광고대행사로부터 수주 청탁과 함께 5500만원을 받은 혐의(배임 수재)로 최근 기소 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2013년 경찰이 수사한 민영진 전 사장의 배임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핵심 참고인을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백 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열린 첫 재판에서 백 사장 측 변호인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핵심 참고인을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백 사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KT&G는 정권에 따라 사장이 달라지고 사장은 어김없이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는 모습이 반복된다. 사장 임기말이면 항상 낙하산 인사설로 술렁인다.

낙하산 논란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해 9월 신임사장 선정 당시에도 한 외부인사가 유력후보로 거론되면서 정치권 실세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해당 실세와 같은 외국의 대학 출신이었고 정부 상층부에서 그를 밀어줬다는 후문이 나돌았다.

낙하산은 전문가 탄생을 막고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할 사람들을 소외시킨다. 낙하산으로 인한 폐해에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말이다.

이런 가운데 비리가 만연하니, 공기업으로 환원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민영화 이후 공공기관 평가와 감사원 감사 등 외부 감시에서 벗어나면서 고질적 내부비리가 더 악화됐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기업 때 보다 이같은 성장을 이룬 KT&G를 민영화하는건 해결방안이 아니며 시대착오적이라는 얘기 또한 나오고 있다.

KT&G는 세계 5위 담배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러나 비리가 너무 만연하다. '비리 백화점'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KT&G 내부 비리는 고질적으로 반복된다. 심각한 내부 부패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을 강화해야 할거라고 보여지는건 분명할텐데, 내부에 준법감시인제도를 신설하는 것도 해결의 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성과에 먹칠하지 않는 KT&G가 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