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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국필립모리스, BMW코리아 처럼 거액 배당 아닌 국내 투자로 바꿔야

미국계인 한국필립모리스는 '말보로'를 비롯 '팔리아멘트', '라크' 등의 브랜드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담배 회사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른 올 상반기 내수 담배시장 점유율은 KT&G(56.6%)에 이어 21.3%를 점하고 있다. 국내에서 담배 업체 가운데 2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 다음으로 BAT(14.3%), JTI(7.9%)가 뒤를 잇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2010~2014년 배당규모는 매년 순이익과 비슷하게 진행됐다. 배당이 있었던 연도의 배당성향은 76~111%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순이익이 외국 대주주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이다. 이 기간 총 배당액은 무려 5106억원에 이른다. 또한 로열티, 수수료, 용역비 등의 명목으로 매년 600억~800억원이 본사 등으로 지급됐다. 최근 5년간 총 3700억원이 보내졌다. 배당액과 수수료 등을 합하면 9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를 두고 국부 유출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기부 규모는 초라하다. 2010~2014년 기부금은 15억원 정도다. 이는 총 매출액의 0.048%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한 해에는 오히려 기부금이 줄기도 했다.

배당 문제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다. 같은 외국계 회사라도 어떤 곳은 번 돈을 배당이 아닌 투자를 하는 반면, 한국필립모리스와 같이 배당을 본사에 보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 예를 들면, 2015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 해 당기순이익 887억원 중 585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액면가 5만원짜리 1주당 배당금액이 97만5975원으로 액면배당률은 1951%에 달한다. 이는 수입차 업계 총 배당액의 절반이 훨씬 넘는 액수다. 지난 해 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배당성향은 2014년 50%에서 66%로 확대했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비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순이익 범위 내에서 마음대로 배당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업이익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늘린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BMW코리아는 지난 해에 전년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11%과 131%로 급증했으나 배당을 하지 않았다. BMW코리아의 경우, 2011년부터 배당을 하지 않고 국내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영종도에 드라이빙 센터 건립, 또 부품물류센터 기공식에 투입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배당액과 로열티 등의 지급 수수료는 본사 정책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한국필립모리스는 원재료인 담뱃잎은 전량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산 담뱃잎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내수 경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국산 담뱃잎이 다른 외국산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유 불문하고 국내산 담뱃잎이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국내라는 환경에서 환영받을만한 일이 되지 못할 것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한국필립모리스는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본사에 지급하고 있지만 기부금에는 인색하다. 또 담뱃잎도 국내산이 아니다. 아울러 사회 환원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전세계 18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 회사의 제품은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담배 자체는 해악성이 있고 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논의의 촛점은 이와는 다른 부분이다.

한국필립모리스가 예로 언급한 BMW코리아와 같이 번 돈을 배당이 아닌 투자나 기부 등으로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해당 회사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은 분명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