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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순실 국정농단의 사회경제적 쇼크

우리나라는 지금 엄청난 정치혼란에 빠져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심상찮은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제성장이 내수와 수출 모두 줄어들고 있고 전략적 수출품목 모두 서출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 결과 금년 내내 분기별 성장지표는 호전될 줄을 모르고 4/4분기 경제는 0%성장이 예측되기도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근래에 터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졍제적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정치경제적 불안정요인이 급증하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은 불을 보듯 너무나 뻔한 일이다. 일부 대기업들이 내년 투자계획을 당초 예상대로 끌고 갈 것이라고 발표하고는 있지만 이는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얘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정치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라 투자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재조정하려고 할 것이다. 이는 내년 경기호전을 막는 또 하나의 벽이 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최순실씨 주변사람들이 국정개입을 통하여 각종특혜를 누림으로써 거대한 부를 축적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의 허탈감과 심리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국민들의 노동의욕을 크게 저하시키고 이 땅에서 땀 흘려 일할 기분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좋지 못한 국내외 경제적 환경에 기름을 붓는 내년 성장의 걸림돌이다.

최순실 사건이 가져온 또 하나의 충격은 우리 사회에 기회의 공정성이 무너지고 있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재인식 시켜주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 특혜를 받아 입학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정부 예산이 막대하게 투자되는 사업에까지 공정한 룰이 아니라 권력의 비호를 받아 결정되고 있는 기막힌 현실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의 편재현상이 적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공정성과 형평성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정책결정과 집행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었다. 경제의 성장 동력을 훼손하면서 동시에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촉진하는 행태가 벌어졌던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양대 이념은 바로 자유와 평등이며, 이는 바로 헌법에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명시되어 있다.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과 고위 정책결정권자들은 이런 헌법적 이념과 가치를 실현해야 할 책무를 가진다. 그리고 이 책무를 실현시키도록 하기 위하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공권력을 위임받고 있다.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의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는 국민들의 집단시위는 바로 대통령과 집권자들이 헌법상의 법적 도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한 분노의 표시요, 위임된 권력의 회수를 위한 절절한 의사표시인 것이다. 대통령은 불통과 오만의 통치자라는 굴레를 하루빨리 벗어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 커져만 가는 사회경제적 쇼크를 완화시키기 위하여 국민들의 분노와 함성에 겸손한 자세로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 최후의 극단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시 한번 정권이 촛불 앞 등불처럼 위태롭다는 현실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고, 국민들의 여망에서 벗어나는 엉뚱한 처방을 내어 놓고 헛발질만 해대면 4.19혁명과 같이 정권의 여지없는 붕괴를 피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사회경제적 쇼크는 극대화될 수도 있다. 각박해지는 국제정세의 변화와 날카로운 사회적 갈등이 쇼크를 키우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