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현 정권에 '좌파'라는 낙인이 찍혀 각종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청와대의 퇴진 압력을 받기도 했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2013년 말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이 부회장의 미국행도 이런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현재까지 외국에 있고 국내에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재현 회장이 구속됐던 상황에서도 압력은 계속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누나이다. 당시 구속된 이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었다. 이 부회장이 떠난 후 그녀가 해야할 일을 기다렸다는 듯 최순실의 수족이던 차은택이 해나갔다.
조 전 수석은 손경식 회장에게 퇴진을 재촉했을 뿐 아니라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에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 물러나라고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손 회장은 임기를 2년 가량 남겨두고 2013년 7월 갑작스럽게 물러났다. 조 전 수석은 이 일에 대해 부인했지만 당시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청와대도 그동안 이 일에 대해 부인했지만 녹취록이 공개되며 사실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은 '화려한 휴가'와 '광해' 등 이른바 좌파 성향의 영화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다. 또 CJ E&M의 케이블채널 tvN이 SNL코리아의 시사풍자코너에서 당시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해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2014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이 부회장과 싸이 등에게 쏟아져 박근혜 대통령이 무색해져버렸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CJ는 현 정권에 협조적 모습으로 방향을 틀었다. SNL코리아의 시사풍자 코너를 폐지했고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명량',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 현 정권의 취향에 맞을 만한 영화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이 일은 국가 권력을 무기 삼아 경영 활동에 개입한 심각한 사안이다. 권력의 정당성이라는 것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정부가 문화계 인사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을 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로 보인다.
검찰은 이에 대해 수사에 나서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 일은 법치를 짓밟고 권력을 사유한 일이다. 현 정권이 민간 기업의 오너 경영인을 쫓아냈다는건 이유도 안되고, 또 CJ그룹의 생존권을 뒤흔든 심각한 문제일 수 밖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