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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철도장기파업과 사회경제적 피해

철도파업이 무려 50일째 계속되고 있다. 역사상 가장 긴 공기업파업이다. 파업이 장기화된 만큼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다. 무려 685억 원에 이르고 있다. 사기업이라면 웬만한 크기의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문을 닫거나 치명적 손실에 기업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지에 가는 정도일 것이다. 철도파업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의 불편을 가져오는 것이다. 특히 통근수단으로 많이 사용되는 지하철의 경우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전체 열차운행률이 81.7%로 떨어지는 가운데 수도권전철은 운행률이 86.7%까지 떨어지고 있다. 시민의 발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묶여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회경제적으로 치명적 폐해를 지닌 철도 파업이 왜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데도 해결의 실마리가 풀지 않는 것일까? 직접적 요인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사간에 협의를 통한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사용자인 정부는 생산성 향상과 경영합리화를 위하여 성과연봉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인데 반하여 노조측에서는 성과연봉제가 저성과자를 퇴출하기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하여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가 기간산업인 공기업 파업이 보편화되면 국민경제가 쇠퇴하고 결국 국가 운명이 시들기 시작한다. 그 실례를 우리는 영국의 전례에서 생생하게 보아왔다.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공기업의 잦은 파업과 장기화로 한때 선진국 중 후진국의 자리까지 밀려 난 적이 있는 것이다. 그만큼 공기업파업은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너무 집단이익옹호를 위하여 자기주장에서 한 걸음 물러나려 하지 않고 있다. 파업장기화에 대한 정부의 태도 또한 너무 안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노사 간의 협상은 제로섬 게임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보통이다. 부분적 양보와 부분적 승리로 귀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성과연봉제의 도입에 대하여도 양자의 주장을 절충하여 서로가 수용할 수 있는 절묘한 중간지대를 찾는 노력도 있을 수 있다.

지금은 박근혜정부의 말기인데다 정부가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휩쓸려 정책을 적극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파업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논쟁의 대상이 되는 부분에 대하여 협상과 타협을 꾸준히 시도하고 노조를 이해시키려는 적극적 노력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노조 또한 공익과 사익의 조화가 어떻게 가능한지, 경우에 따라서는 공익을 위한 사익의 양보가 어떻게 찾아질 수 있는 지 고민해 보는 것이 직장생활에 있어서 지혜로운 자세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