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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 이정현대표는 막말정치 자제해야 한다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 사람의 인격을 반영하며, 나아가 말하는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한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혼탁해진 정치권에서 등장하고 있는 말들이 지나치게 독기가 있고 비속하여 국민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귀를 막게 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제쳐 두고 두 정당대표의 말만 보도록 하자.

제1야당 당수인 추미에 대표가 청와대에서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거나 서울시장이 ‘청와대 단수’를 고려할 지도 모른다는 표현은 사실확인 없이 뱉은 도를 지나친 표현이다. 그리고 대통령출마를 접고 박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는 김무성의원을 두고 ‘부역자’라고 비박계 새누리당의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현대 시민들이 듣기에도 매우 거북살스러운 막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청와대에서 사들인 각종의약품 구입비가 2,000억원 이라고 했다가 민주당에서 2,000만원인 촌극을 빚지기도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막말도 도가 지나치기에는 마찬가지이다. 민주당이 집권하면 ‘피비린내 나는 보복’을 할 것이 예산된다거나, 자신을 공격하는 당내 비주류들을 향해서는 “이정현 사퇴만 주장하다 당을 혼란시키게 하여 공백을 초래하면 콩나물 값 깎다 애 잃어버리는 격”이라고 과장된 독설을 퍼 붓고 있다. 이 보다 기가 막힌 것은 당대표를 내려놓으라는 자신을 “예수를 판 유대가 되려는 거냐”고 반박을 하고 있다. 기독교도인들 뿐만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듣기에도 박대통령을 예수에 환치시키는 이런 비유는 정말로 가당치 않은 것이다. 이 대표는 ‘근본도 없는 사람’인 자신을 발탁해 준 박대통령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자꾸 이런 실언이 나오게 되면 스스로 근본 없는 사람임을 입증하는 셈이 된다.

아무런 직책이 없는 국회의원이나 평범한 정치인이 이런 말들을 쏟아 내어도 그 파장은 적지 않다. 하물며 한국을 대표하는 두 정당의 대표들이 이렇게 정제되지 않은 독설을 쏟아낸다면 도도히 흐르는 정치적 탁류는 더욱 거세게 흐를 수밖에 없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만 매스컴과 인터넷이 고도로 발달된 오늘날은 그 확산속도와 파급효과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도 공개된 장소에서는 자신이 하는 말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정치인, 특히 대표적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은 혼란이 극심한 작금의 상황아래서는 할 말과 안할 말을 잘 가려서하는 고도의 절제력이 요구된다. 정치인이 내 뱉은 막말에 대해서는 정치적 관련당사자의 대응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국민적 차원에서 더욱 가혹한 심판이 내려진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