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들이 분당결의를 하였다. 몇 명이 27일 탈당을 약속하였고, 그 때까지 동참세력을 규합한다고 하였다. 몇 명으로 출발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이 탄생한다면 우리나라에는 오래간만에 4당체제가 다시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다당체제가 형성되는 것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분리된 새로운 보수야당과 민주당에서 분리된 국민의 당이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면서 한국의 정당정치를 이끌어 가게 될 것이다. 이런 정당체제의 재편이 묘하게 내년에 예측되는 조기대선과 맞물려 있어서 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활동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정치상황의 예측가능성을 더욱 흐리게 하는 것은 사실상 대선출마의사를 표명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누구와 어떤 형식으로 결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나 기존정당과 연대할 의사는 없고 신당창당에 뜻을 두고 있다는 측근의 전하는 말에 의하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후보로 나올 가능성은 없고 제3지대를 구상하고 있는 듯하다.
어떻든 대선정국을 전후하여 4당체제가 여의도 정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양당체제가 정치적 기틀이 되어왔고, 서로 교차적으로 집권을 하면서 그런대로 정치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여 왔다. 우리나라도 양당체제가 상당한 기간 동안 국회를 지배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양당중심 정치활동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압도적 한 정당이 등장하면 정치를 일방적으로 끌고 왔으며, 두 정당의 세력이 비슷하면 경쟁과 견제가 지나쳐 국정의 효율성을 손상하게 만들었다. 민주정치는 대화와 협상, 토론과 타협을 통하여 최선을 추구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면 차선책이라도 선택하여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회의 정당활동에서는 그런 민주적 과정을 통하여 중지를 모으는 장면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독주 아니면 무기력한 평행선 긋기가 의정활동의 대부분을 장식하여 왔다.
이제 4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의정활동을 전개하면 일방적 독주는 불가능하다. 정치적 색깔이 조금씩 다른 네 개의 정당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정책의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들이 하나의 정책결정과 합의된 정책판단으로 이루어지자면 적지 않은 의견교환과 토론, 협상과 양보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제로. 섬게임이 적용될 여지는 없다. 상대방의 존재를 서로 인정하고 경쟁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이런 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한국의 정치발전은 한번쯤 기대하여 볼 수 있다. 오랜만에 형성된 실험적 다당체제에서 다륹 부문에 비하여 한참 뒤떨어진 우리나라의 정치발전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