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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칼가는' 中, 보잉·콩·자동차 대미 보복카드 만지작

미국이 중국에 대해 지식재산권 침해조사를 선언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중국도 이에 맞서 연일 미국을 향해 경고와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 조사가 자국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인식한 중국은 미국의 대중 주요 수출품인 보잉 항공기와 콩(대두), 자동차 등 구체적인 품목을 거론하며 무역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고 대응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미국의 지식재산권 조사 발표 이후 이틀 연속 1면에 비난 논평을 게재한 데 이어 18일에도 '대중 무역전쟁, 미국은 이길 수 없을 뿐 아니라 일으킬 수도 없다'라는 논평을 다시 한 번 발표했다.

인민일보는 이전 논평에서 미국이 사회 복지 개혁과 군사비 지출 억제를 통해서 무역 격차를 줄일 수 있다며 책임 공방을 벌인 것과 달리 이번 논평에서는 구체적인 보복 대상과 수단을 나열했다.

신문은 우선 올해 6월 기준 중국은 미국의 두 번째 교역국이자 세 번째 수출국, 또 첫 번째 수입국으로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만약 무역전쟁이 시작된다면 중국의 수중에는 많은 무기가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 보잉 항공기 총수출의 26%를 차지하고, 대두 56%, 자동차 16%, 집적회로 15% 등 미국 주력 상품의 '주요 구매국'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중미 무역관계에 관한 연구보고'를 인용해 미중 간 무역 격차의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측에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천470억 달러(396조5천억원 상당)에 이른 대중 무역적자 중 59%가 외자 기업으로 인한 것이고,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1%에 달한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가공무역을 통해 아주 적은 이윤을 가져가지만, 미국 기업은 설계, 부품 공급, 판매 단계에서 많은 이익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메이신위(梅新育)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연구원도 이날 글로벌 타임스에 기고한 논평을 통해 이번에 진행되는 지식재산권 조사가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메이 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없는 이유는 301조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매우 독단적이고 불공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중국 경제가 과거에 비해 혁신적으로 성장하면서 양국 경제관계에 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에 처음으로 301조를 적용한 1989년 이후 30년간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업 국가이자 수출국으로 성장했고,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이 됐다"면서 "과거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미국의 이번 조치 역시 중국 경제를 흔들 수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