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기존 서비스보다 훨씬 더 저렴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앤트 파이낸셜은 홍콩 스타트업인 지캐시(GCash) 등과 손잡고 홍콩에 거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홍콩에서 일하는 필리핀 가사 도우미는 18만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한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은 5억6천만 달러(약 6천200억원)로 추산된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은 "필리핀 친구들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이용해 본국으로 송금할 수 있느냐고 묻곤 했다"며 "이는 기존 은행의 해외송금 수수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은행은 터무니없이 비싼 해외송금 수수료를 고객들에게 요구해 원성을 사 왔다.
한국에 있는 은행에서 홍콩 은행으로 300여만 원의 돈을 보낼 때 드는 수수료는 전신료, 중계수수료 등을 합쳐 무려 4만원에 육박한다.
마윈 회장은 "우리는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가 인수하려고 했던 미국의 머니그램보다 훨씬 더 저렴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앤트 파이낸셜은 미국의 송금서비스 회사 머니그램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미 정부에 의해 거부당했다. 여기에는 국가안보 등에 대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 파이낸셜이 적용하려는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데이터를 참여자 각각의 장부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로,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이기도 하다.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앤트 파이낸셜 측은 밝혔다.
세계 최대의 핀테크 기업으로 부상한 앤트 파이낸셜이 기존 은행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해외송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하면 기존 시장에 큰 파문을 던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의 IT 그룹 중 하나인 텐센트 그룹이 홍콩 기업과 손잡고 제공하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기반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는 그 편리함과 가격경쟁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