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2·16 부동산대책이 나오고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 폭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세의 경우 학군 수요가 있는 서울 강남 등지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증가하는 추세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3일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한 주 새 0.10% 올랐다. 이는 26주 연속 오른 것이지만, 전주 상승폭(0.20%)보다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 16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전격적으로 발표된 이후 고가아파트 위주의 급격한 매수심리 위축과 관망세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의 25개 구 가운데 강북·노원·동대문·중랑구를 제외한 21개 구 아파트값의 상승 폭이 축소됐다.
강남권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최근 급등세를 보인 일부 단지에서 연말 잔금 조건 등으로 급매물이 나온 가운데, 고가아파트 위주의 급격한 매수심리 위축 및 관망세 확산으로 상승 폭이 전주 0.33%에서 이번 주 0.10%로 줄어들었다.
양천구도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목동 신시가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급감하며 상승 폭이 0.61%에서 0.23%로 축소했다.
강북 지역에서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하는 마포구(0.11%)·용산구(0.09%)·성동구(0.07%)도 전주보다 상승 폭을 축소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중 '직주 근접성'이나 학군이 좋은 노원구(0.08%), 강북구(0.08%), 동대문구(0.06%)는 상승 폭을 유지했다.
경기도도 지난주 상승폭(0.18%)을 유지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에 포함된 과천시(0.40%)는 4주 연속 오름폭이 줄어들었지만, 역시 상한제 지역이 된 광명시(0.43%)는 전주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지방의 아파트값은 세종(1.33%), 대전(0.32%), 부산(0.08%) 등에서 상승하면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6% 올랐다.
아울러 12·16대책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전셋값은 상승 폭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전주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23%로 한 주 전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주에 이어 2015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강남구의 경우 최근 학군 수요 증가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0.52% 올랐다.
송파(0.35%)·서초(0.32%)·강동구(0.20%)도 방학 이사철과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상승 폭을 전주보다 확대했다.
양천구(0.56%), 강서구(0.53%), 마포구(0.19%), 서대문구(0.16%), 성동구(0.13%), 중구(0.13%), 동대문구(0.10%) 등 비강남 지역도 전주보다 오름폭을 확대하며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감정원은 "서울에서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입주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방학 이사철과 교육제도 개편에 의한 학군 수요 증가, 청약 대기 수요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은 상승폭이 0.17%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고 지방은 0.06%에서 0.10%로 다소 올랐다. 지방에선 5대 광역시가 0.09%에서 0.11%로 오른 가운데 세종 전셋값이 0.90%에서 2.17%로 대폭 상승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참고자료를 내고서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비교적 거래 비중이 많지 않은 일부 고가 전세 아파트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상대적으로 서민이 많은 중저가 주택과 다세대·연립주택 등은 최근 전세가 상승세 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서울 전셋값은 상반기까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으나 7월 이후 학군 및 직주근접 등 거주 여건이 양호한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지만, 절대적인 가격 수준은 이전에 비해 높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