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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에도 공식 지원되는 중국판 GPS와 중국의 우주굴기

최근 출시된 애플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12에 중국의 자체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 베이더우(北斗)가 공식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코리아 공식홈페이지에 나온 아이폰12 기기정보 에 따르면 위치 확인 시스템인 베이더우(北斗)를 공식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 GPS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민간·군사 영역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1994년부터 베이더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중국은 지난 6월 '베이더우'의 마지막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다.

애플의 이번 결정으로 그간 중국에서 주로 쓰이던 베이더우는 해외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신냉전이 펼쳐지고 있는 민감한 시기, 애플이 중국의 '우주 굴기' 전략을 상징하는 베이더우 시스템 지원을 시작한 것은 애플이 중국 시장을 중요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린바오쥔(林寶軍) 중국과학원 인공위성혁신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8월 국무원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이더우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아이폰12는 비참하게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 아이폰 베이더우 중국
애플코리아 아이폰12 정보 캡처

◆ 미국이 강력히 반대한 '중국제조2025'의 핵심 베이더우

베이더우의 의미는 단순히 중국산 위성위치확인 시스템 구축을 넘어선다. 중국이 베이더우 핵심 부품을 개발하면서 중국이 미국 주도의 첨단 산업에 대항할 수직 계열화도 착착 완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중국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의 70% 이상이 베이더우 서비스를 받고 있다.

중국의 위성 항법 및 위치 서비스 분야 기업만 1만4천여개, 종사자는 50만명을 넘는다. 관련 산업의 총생산액은 지난해 3천450억 위안(한화 58조8천70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4천억 위안(68조2천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지능 물류 등 차세대 먹거리 산업 육성과 연관돼 미국이 강력히 반대해온 '중국제조 2025' 정책 완성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과거 국가 차원의 첨단 산업 육성 전략으로 '중국제조 2025'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중국제조 2025란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 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정책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약 3천억 달러(약 360조원)을 투입한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의 베이더우 시스템 완료는 미중 관계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 "그동안 중국이 미국의 GPS라는 눈을 빌려 생활했다면 이제는 독자적인 눈을 갖게 되면서 미국과 대항할 큰 무기가 하나 더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베이더우 시스템에 들어간 인공위성은 총 55기다. 위성 개수는 위치정보의 정확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미국의 GPS가 31기의 위성을 보유했고 글로나스는 23기, 나빅은 7기에 불과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GPS는 미국이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1990년부터 민간에 무료 개방됐다. GPS는 수십 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며 관련 시장을 독점해왔다.

베이더우 개통 선포하는 시진핑 (AP=연합뉴스) 7월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판 GPS '베이더우' 구축 완료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이 개통을 선포했다.

◆ 우리나라도 갖는 독자 GPS 구축 계획

지금까지 세계 각국은 GPS를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히 무료인 듯 써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교나 경제 문제로 돌연 GPS가 중단되거나 요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따라서 독자적 위성위치정보 확보는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2035년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한반도 상공에 배치할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KPS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하반기에 시작되는데 약 4조 원이 투입되는 거대 국책사업이다. 국산 항법위성 7개를 쏘아 올려 독자 항법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