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미 배터리 사업을 못하게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 정기 주총이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이사는 "ITC가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분명하지는 않다는 점을 인정하기는 했다"며 "그러나, 문서 관리 미흡을 이유로 사건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은 채 경쟁사의 모호한 주장을 인용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미국 출장으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한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을 대신해 이날 주총 의장을 맡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문제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고 미국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양사는 주총장에서 까지도 공방을 이어갔다. 전날 LG화학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분쟁에 대해 남은 법적 절차를 통해서 주주이익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거부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지막 카드다. 현재 김 사장은 미국 정관계 인사 등을 만나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배터리 수입 금지 명령을 내린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 결정에 대해 미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내기 위해 막판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C 결정에 대한 미 대통령 거부권 시한이 약 보름 남은 상황이다. 다음 달 11일까지 미 대통령이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은 2년과 4년의 유예 기간을 받은 폭스바겐과 포드를 제외하고 10년간 미국 내 배터리 생산·수입이 금지된다.
양사의 배터리 분쟁과 관련한 배상금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사가 제시한 합의금 격차가 큰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4조원를 요구하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조원대 수준을 거론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증거훼손 등 ITC 증거개시 절차상의 문제로 지난 달 최종결정에서 진 것이지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다투지 못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