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通信)과 중국 최초의 애플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기업인 럭스쉐어정밀(Luxshare Precisionㆍ立迅精密)이 반도체 사업에 나섰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기업 정보 관련 회사인 치차차(企査査)를 인용해 차이나모바일이 장쑤(江蘇)성에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8일 보도했다.
신성 테크라는 이름의 차이나모바일의 자회사는 자본금 5000만 위안(약 88억 원)의 회사로 등록됐다.
차이나모바일 관계자는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자회사 창립 기념식에서 사물인터넷을 위한 반도체 설계 및 생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차이나모바일은 지난 5월 말 현재 9억4280만 명의 가입자가 있는 세계 최대의 통신사업자다.
이와 별도로 럭스쉐어정밀도 최근 장쑤성에 반도체 생산 전문 자회사를 설립했다.
치차차에 따르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3억 위안(약 529억 원)으로 등록됐다.
중국의 공공 부문과 사적 부문 투자자들은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호응해 반도체 분야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SCMP는 지난달 30일 미국의 대형 법률회사인 '캐튼 뮤신 로즌먼'과 반도체 산업 자문회사인 'JW 인사이츠'가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164개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사모펀드로부터 400억 위안(약 7조원) 상당의 자금을 투자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지난해 1년간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액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형태로 반도체 분야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이런 반도체 기업에 대한 육성 및 투자 정책에 힘입어 신규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치차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등록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은 1만5700여 곳으로,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정책과 투자에 힘입어 중국의 반도체 칩 생산은 지난 5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5월 반도체 칩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37.6% 증가한 299억 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국은 반도체 수입 의존도가 높다. 올해 상반기 5개월간 중국의 반도체 칩 수입량은 작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올해 5개월간 외국에서 수입한 반도체 칩은 모두 2천603억5천만 개로, 국내 생산량의 2배에 달한다.
특히 대만으로부터의 수입량이 급증했다.
지난 6월 중국은 대만으로부터 총 160억 달러(18조2000억여 원)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