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새 10만명 이상 급감함에 따라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지났다는 예상이 부각되고 있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전일 31만8130명 대비 13만917명 줄어든 18만721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 19만8799명 이후 25일만에 20만명대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5주간 일요일 동시간대 집계치를 보면 13만5361명→20만405명→30만1544명→20만4054명→18만3895명으로, 2주 전인 지난 13일 30만명대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매일 오전 발표되는 일일 확진자 수도 지난 17일 역대 최다치인 62만1197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연일 일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4주간 일평균 확진자 역시 3월 첫째주 20만8774명, 3월 둘째주 30만24명, 3월 셋째주 40만2401명으로 매주 10만명씩 가파르게 증가하다 지난주였던 3월 넷째주에 34만8952명으로 감소했다.
이와 관련,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11주만에 오미크론의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49만명(23일)까지 늘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오늘 18만7000여명으로 줄었다"며 "지난주 월요일(21일) 20만9000명과 비교해도 2만2000여명 적은 규모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연구팀들은 오미크론 유행 감소세가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지난 23일자 보고서를 통해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효과를 반영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이번주 수요일인 오는 30일 37만3741명, 다음주 수요일인 내달 6일 35만2321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의 모델링 결과에서는 내달 6일 29만3754명, 내달 20일쯤 18만6437명 수준으로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확진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연구소의 권오규 공공데이터분석연구팀장도 주민 이동량 분석을 통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은 1주 뒤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점차 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변수는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위 변이인 BA.2(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주 기준 56.3%로 우세종이 됐다.
지난 21일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스텔스 오미크론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최근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을 인정하는 등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던 바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오미크론 정점을 지난 유럽 주요국의 경우 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산과 방역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올해 1월 초순 신규 확진자수가 18만명을 넘었다가 2월 하순에 2만7000여명까지 줄었지만, 이달 18일에는 8만1000여명까지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날에는 5만1762명이었지만 한주 평균으로는 약 7만9434명으로 감소세로 보기는 어렵다.
프랑스에서는 1월 하순 신규 확진자수가 36만명을 넘었다가 이달 초 5만2000여명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기준으로는 8만6000여명, 전날에는 14만8243명으로 증가세다.
독일은 2월 중순 신규 확진자수가 20만명을 넘었다가 이달 초에는 13만여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규제 완화 이후 다시 증가 추세가 되면서 19일에는 약 21만7000명, 전날에는 29만6498명까지 증가했다.
이와 함께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19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 사례들도 있어, 오미크론이 확실히 감소세로 들어갔는지는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주간 기준으로 수·목요일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표되는 만큼, 이번 주 중반까지의 환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