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월 26일~3월 1일) 뉴욕 증시는 작년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의 1월 수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미국 인공지능(AI) 기술업체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모멘텀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주 1.66% 상승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40% 올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전주 대비 1.30% 오르며 상승세를 재개했다.
지난주는 현재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AI 테마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뒤 하루에만 주가가 16% 넘게 뛰었고 하루 동안 불어난 시가총액은 넷플릭스의 시총보다도 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가치도 68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20대 부자 진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강세로 미국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하루에 3% 넘게 급등하는 장면도 연출했다. 나스닥100 선물이 하루에 3% 넘게 뛴 것은 20년도 더 전인 '닷컴 버블' 시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를 가리켜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라고 다소 '호들갑'을 떨기도 했지만, 시장의 이목도가 가장 높은 상황인 것은 분명했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이같은 AI 열풍이 모멘텀을 이어갈지 여부다.
PGIM퀀트솔루션스의 패트릭 맥도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적으로 일종의 AI 열풍에 맞서기는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처럼 완벽하게 화창한 날에 하나의 구름이라면 끈덕진 인플레이션과 그것의 여파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낙관론으로 기우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지난주에 1989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처음으로 경신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유럽 대표 기업들을 모아둔 유로스톡스600 지수도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새로운 시대의 태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주요국 주가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만큼 오히려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산을 다각화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PGIM의 맥도너는 "파티는 곧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형주가 아직 5% 정도 상승 여력이 있지만 시장을 재정비하는 데 1년, 3년,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캐털리스트펀드의 찰리 애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마찬가지로 미국 주가지수가 향후 5% 더 상승할 여력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채권 포지션을 추가할 것이라며 "부채를 재융자할 필요가 없이 대차대조표가 탄탄한 투자적격등급 기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BCA리서치의 다할 조시 카운터포인트 수석 전략가는 "AI는 일종의 '골드러시'를 겪고 있고 엔비디아는 곡괭이와 삽을 팔고 있다"며 "우리가 아는 점은 골드러시 시대에 곡괭이와 삽을 파는 사람들은 항상 아주 잘했지만, 금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AI 열풍을 이어가고 싶은 만큼 미국 4분기 경제성장률, 1월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중요하다.
특히 29일에 발표되는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데다 이달 초 공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더 뜨거웠기 때문에 시장은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1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돈다면 시장은 CPI와 PPI를 다시 떠올리면서 매도 심리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캐털리스트펀드의 애슐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실적 시즌을 지나왔고 그만큼 앞으로도 실적 주기가 중요하다"며 "약간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4분기 GDP 수정치는 28일 발표된다. 월가는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GDP 수정치가 예상치를 밑돌면 시장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일찍 내릴 가능성을 두고 줄다리기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