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갑작스레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의 시제품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모았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강자로 불리는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이미 전부터 스마트 링의 개발을 발표한 바 있으나, 실물을 공개한 것은 양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워치에 이어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는 스마트 링의 활용 가능성과 전망 등을 정리해 보았다.
▲ 삼성전자 '갤럭시 링' 공개
삼성전자가 지난달 26일, 세계 3대 ICT(정보통신) 박람회 중 하나인 ‘MWC 2024’에서 갤럭시 워치를 이을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링’의 모델을 깜짝 공개했다.
갤럭시 링은 반지처럼 손가락에 끼고 다니면서 사용자의 수면, 활동량 등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주는 스마트 기기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에 갤럭시 링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해당 기기의 자세한 시스템이나 구체적인 성능은 발표되지 않았다.
기존에도 건강관리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인 ‘오우라 링’이나 결제 서비스를 가진 ‘커브’ 등의 스마트 링이 존재했으나,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갤럭시 링’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제품의 외형으로, 다소 넓은 두께를 가지고 있는 오우라 링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갤럭시 링은 부드러운 굴곡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발표 당시 수면 중에도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것과 세밀한 실시간 건강 체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혈류 측정과 심전도 기능 등이 기본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제 시스템 등 NFC 기술이 탑재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한편 경쟁사인 애플은 아직 실물이 공개되지 않아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관련 특허를 여럿 출원하면서 스마트 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 스마트 링과 스마트 워치, 시너지 효과?
지난 2015년, 애플이 손목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를 출시하면서 웨어러블 기기의 인기가 급격하게 높아진 바 있다.
당시 애플워치의 배터리 용량이나 화면 면적 등 하드웨어적인 성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했고 사용 가능한 소프트웨어도 적었으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 2021년에는 사용자 수 1억 명을 넘겼다.
한편 이번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 발표를 계기로 일각에서는 스마트 링이 스마트 워치를 대체하는 상위 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스마트 링의 형태 및 시스템으로 미루어 볼 때, 두 기기가 함께 사용되며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여기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먼저 애플이 출원한 스마트 링 기술 특허를 살펴보면, 손가락을 활용한 제스쳐나 애플 펜슬을 통한 기기 조작 등이 존재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 역시 혈류 측정이나 심전도 센서 등 헬스케어의 측면을 강조해 기존 스마트 기기와의 연동성을 강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존에 출시된 여러 기종의 스마트 링 기기도 대부분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의료용 스마트 링 ‘카트원 BP’를 개발한 ‘스카이랩’은 삼성 DMC 연구소 출신이 설립한 기업으로, 연속 혈압 측정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했다.
스카이랩스 관계자는 “최근 100여 년간 여러 의학 기술의 혁신이 있었지만, 혈압 측정 방면에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미약했다”라고 말했다.
또 “카트원 BP는 기존 손목 밴드형 혈압 측정기보다 더 높은 98%의 정확성을 보여 의료 기기 시장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전망은?
웨어러블 기기는 그 형태에 따라 크게 액세서리형과 의류 일체형, 생체 이식형의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앞서 등장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링이나 스마트 워치, 애플의 비전 프로 등은 모두 ‘액세서리형’에 속하는 기술이다.
이어 의류 일체형은 옷이나 신발 등에 첨단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옷의 색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스마트 의류나 운동 시 자세를 교정해주는 스마트 신발 등을 꼽을 수 있다.
끝으로 생체 이식형은 몸 안에 들어가 있는 스마트 기기를 뜻하는데, 흔히 당뇨·고혈압 환자들의 상시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문제 발생 시 약물을 주입하기 위해 몸 안에 삽입한 기계가 있다.
최근 웨어러블 시장에서 헬스케어 분야가 떠오르며 액세서리형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두 유형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의 경우 스마트 링과 같이 소형화되는 추세이기에 스마트 칩이나 나노 로봇과 같은 형태의 생체 이식형으로의 발전도 기대받고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바이오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처음으로 환자의 뇌에 칩을 삽입해 생각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한 사례가 있다.
아울러 입는 컴퓨터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명칭과 잘 어울리는 의류형은 패션과 더불어 기술적인 편의성 증대나 감지·제어 등의 스마트 기술을 융합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5년 글로벌 의류 브랜드 블랙야크가 출시한 발열 재킷이 있는데, 옷 안에 내장된 첨단 기기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여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직물에 태양열 발전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단자를 심어 햇빛을 받는 것만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체온·정전기 등을 모아 전력화하는 기기도 연구되고 있다.
ECO 융합섬유연구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세계 웨어러블 생산량은 시계나 밴드 등의 액세서리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스마트 의류의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앞으로는 스마트 의류도 스마트 시계와 비슷한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