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올해 성장률 2% 전망 "민간부채 대응, 주요변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2.0%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5일 발간한 '경제동향과 전망: 2024년 1분기'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실적의 호전에 힘입어 2.0%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수 회복은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반기 이후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장기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실물경제 침체와 정책지원 여력 약화는 기대치에 부합하는 신속한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 누적에 따른 민간 부채 리스크에 대한 원활한 대처 여부가 내년 성장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한다면 2.0%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가계대출 이자부담 추이 [한경연 제공]

▲ 민간소비(1.6%), 설비투자(3.0%), 건설투자(-1.5%) 부진

부문별로 보면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성장률이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는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로 소비여건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진행되어 온 소득기반 부실화와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지속 등으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및 금리 인하의 지연에 따라 원리금 상환부담에 따른 소비위축이 상당기간 지속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 투자는 IT 경기 회복과 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하반기 이후 회복 흐름이 확대해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진을 이어왔던 건설 투자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건설 수주, 인허가 감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여파로 1.5%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원자재 가격의 고물가 흐름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주택시장 위축 및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압박까지 가중되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연합뉴스 제공]

수출은 글로벌 수입수요가 점차 회복하고 IT 경기회복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지난해 낮았던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까지 반영되면서 뚜렸한 개선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달러화의 상승 폭이 줄고,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안정을 찾으면서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원자재 수급불안 우려와 기후변화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세 지속은 물가안정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중국의 경기회복 역시 단기에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높은 증가세가 연말까지 원만히 이뤄진다면 올해 수출은 3.6%를 웃도는 반등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까지 점진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으며, 생활물가지수 전월 대비 0.3%p 떨어졌다. 근원물가지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월 대비 0.3%p 낮은 2.5%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IT 업황 침체와 중국의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 부진했던 수출이 올해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과 IT 시장의 수요 확대로 3.6%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품수지 개선으로 전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10억달러로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