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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쿠팡 멤버십 인상까지 1달, '탈팡' 시작될까

쿠팡의 멤버십 가격 인상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탈(脫) 쿠팡'(탈팡)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유료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구독자 유치 경쟁과 사용자 추이 등을 정리했다. 

▲ 고객 유치 나선 경쟁업계, 막으려는 쿠팡

쿠팡은 지난 4월 신규 멤버십 가입 비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하면서 기존 고객에게는 3개월의 유예기간을 제공한 바 있다.

이에 현재까지는 이용자 대부분이 구독료 인상을 체험하지 못했으나, 다음 달 7일부터는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쿠팡 구독을 해지하는 이른바 ‘탈팡족’의 실제 규모 예측하며 이들을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내 쿠팡 멤버십 가입자 수가 1400만 명을 웃도는 만큼 이탈 규모에 따라 업계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쿠팡
[연합뉴스 제공]

앞서 쿠팡이 설정한 유예기간으로 인해 현재까지는 쿠팡의 월간 활성이용자(MAU) 수치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6월 쿠팡의 MAU 수치는 3129만 명으로 신규 멤버십 가격 인상을 반영한 4월과 5월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네이버와 컬리 등 이커머스 경쟁사들은 쿠팡의 가격 인상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신규 가입 혜택을 늘리면서 적극적인 이탈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 쿠팡, 로켓배송 중단 검토

현재까지의 지표를 볼 때 쿠팡은 구독료 인상 발표에도 큰 이탈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시장 조사 기관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 3000만 명 이상의 MAU를 기록하는 동안 오히려 다른 이커머스 기업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네이버와 11번가의 지난 5월 신규 앱 설치 상승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 동안 컬리와 G마켓은 모두 신규 설치 건수가 하락했다.

특히 초저가 공세를 펼치며 2,3위 경쟁을 하던 알리와 테무는 각각 27%와 40%의 사용자 이탈률을 기록하며 급성장의 반동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한편,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쿠팡의 갈등으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자사의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앱 내부 랭킹과 순위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쿠팡에 14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쿠팡이 로켓배송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빠르면 당일, 늦어도 다음 날이면 도착하는 로켓배송 특성상 대량의 재고를 미리 물류센터에 준비해둬야 하는데, 로켓배송 상품이 빨리 판매되지 않으면 보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쿠팡의 입장이다.

로켓배송 중단 검토를 일종의 항의로 분석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현실화될 경우 쿠팡의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2022년과 2023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다른 이커머스 대신 쿠팡을 선택한 이유로 ‘신속한 배송’을 주로 꼽았다.

반대로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다른 플랫폼 사용자는 ‘멤버십과 회원 등급별 혜택’과 같은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곧 구독료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쿠팡의 최대 장점으로 평가받던 로켓배송마저 중단된다면 큰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당일 배송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을 맞잡은 신세계 [신세계 제공]
당일 배송 확대를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을 맞잡은 신세계 [신세계 제공]

▲ 이커머스 업계, 지각 변동 일어나나?

기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선제적으로 구독료를 인하하며 차별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먼저 신세계는 G마켓과 옥션 등을 포함한 ‘신세계 유니버스’의 구독료를 연 3만 원에서 4900원으로 80% 넘게 파격 인하했다.

11번가도 월간 멤버십 ‘우주패스 올’의 가격을 9900원에서 첫 달 1000원으로 내렸으며, 네이버와 컬리는 첫 3달의 구독료를 아예 무료화했다.

또 최근에는 G마켓이 연회비의 3배에 달하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혜택을 추가하며 출혈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이커머스 업계의 향후 도전 과제로는 보통 현금성 혜택을 넘어선 실제적인 편의성 향상이 거론된다.

과거 쿠팡처럼 대규모 투자를 통한 물류망 확보와 배송 효율 향상만이 지속적인 고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다수의 이커머스 기업이 배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미래지향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지난 4월 15일부터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새벽 배송으로 넘어가기 위한 초석으로도 볼 수 있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쿠팡처럼 대규모 인프라 구축 대신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배송 효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자회사인 G마켓은 최근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쓱배송’을 개시했다.

현재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서비스는 ‘새벽 배송’으로, 쿠팡은 최근 지방에서도 새벽 배송을 확대한 바 있다.

이에 쿠팡에 이어 두 번째로 새벽 배송을 본격화할 이커머스 기업이 누구일지에도 소비자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