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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노사 공방 "1만1200원 vs 9870원"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줄다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7.8% 대폭 오른 시간당 1만2천6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가 1천400원을 낮췄고, 경영계는 '9천860원 동결' 요구에서 단 10원을 올려 수정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재적위원 27명 전원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제 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사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최초제시안과 제1차 수정안이 제출됐다.

이날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은 올해 최저임금 9천860원 대비 27.8% 오른 것이다. 월급 기준(월 209시간 근무)으로는 263만3천400원이다.

1차 수정안인 1만1천200원은 올해 대비 13.6% 많다.

노동계는 계속된 고물가와 근로자 실질임금 하락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소득분배지표는 다시 악화하고 있어 본격적인 불평등과 양극화가 매우 우려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류 총장은 "최근 물가가 2%대로 안정되고 있다곤 하나 여전히 실생활 물가 중심으로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올해 최저임금 수준은 실질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최저임금위원회 제공]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2022년 생활물가 상승률이 6%에 달했지만, 최저임금은 5% 인상에 그쳤다. 2023년엔 생활물가가 3.9% 올랐지만, 최저임금은 2.5% 인상됐다"며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 시대"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현행 최저임금은 비혼 단신 가구의 실태 생계비인 246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혼자 살기에도 부족한 임금을 주면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것이냐"고 물었다.

한편 노동계는 이날 최저임금 요구 수준과 함께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규정과 수습 노동자·장애인 감액 적용 규정 등을 없애는 최저임금법 개정 요구안, 일자리안정자금 재도입 등 소상공인 지원방안도 함께 위원회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4년 연속 '동결'을 최초 요구안으로 내놨다.

위원장의 수정안 제시 요구 후에는 최초안에서 불과 10원만 양보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그간 너무 많이 올랐다며,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지불능력 약화를 고려해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이 부작용 없이 운영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상한은 중위임금의 60%라고 하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65.8%로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류 전무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과도하게 높여 어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좌절과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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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라며 "매출은 감소하고 있으나 비용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데, 절대 수준이 높아진 최저임금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저임금 근로자보다 더 취약계층인 은퇴 고령자, 미숙련 청년, 경력단절 여성 등 노동시장 외부자도 고려해야 한다"며 "취약층 구직자들의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1차 수정안 제시 이후 추가 논의 없이 종료됐다.

이후 논의를 거쳐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간격 좁히기를 시도할 예정이다.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는 않아 대체로 표결로 결정되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할 때 늦어도 내주 중에 최저임금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차 전원회의는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