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와 대리기사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감을 받아 수입을 내는 '플랫폼 종사자'들이 작년 기준 88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11.1% 늘었다.
기술 발달 등과 함께 플랫폼 자체가 늘어나고 보다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선호도 높아지면서 플랫폼 종사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전국 15∼69세 5만 명 표본조사를 통해 '2023년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지난해 플랫폼 종사자는 88만3천 명으로, 전년(79만5천 명) 대비 11.1%(8만8천 명) 증가했다. 2021년엔 66만1천 명이었다.
특히, 전년 대비 정보기술(IT) 서비스(141.2%) 및 전문서비스(69.4%) 분야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배달·운전(-5.5%) 분야는 과거와 달리 감소로 전환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종료로 인한 배달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확산, 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돌봄서비스 수요 증가 추세에도 가사·돌봄(-1.9%) 분야 종사자가 감소했는데 이는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와 유사한 결과로서 적정 인력수급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전년과 비교하면 주업형 비율은 2.1%p 줄고, 부업형과 간헐적 참가형은 소폭 늘었다.
전체 플랫폼 종사자 중에서 '주업형' 종사자가 55.6%였다. 주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개인 전체 수입의 50% 이상을 차지하거나 주당 2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50% 이거나 주 10∼20시간 일하는 '부업형'이 21.8%,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이거나 주 10시간 미만 일하는 '간헐적 참가형'이 22.6%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플랫폼 일자리를 시작한 동기로 '더 많은 수입'(36.1%), '일하는 시간·날짜를 선택할 수 있어서'(20.9%), '직장·조직 생활이 안 맞아서'(10.2%), '가사·학업·육아 등 병행 위해'(7.5%) 등을 꼽았다.
직종별로는 '배달·운전'이 48만5천 명으로 가장 많고, 교육 ·상담 등 '전문 서비스' 14만4천 명, 데이터 입력 등 '컴퓨터 단순 작업' 8만7천 명, '가사·돌봄' 5만2천 명, 디자인 등 '창작활동' 5만 명, 'IT 서비스' 4만1천 명 등이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영향으로 배달·운전 종사자가 전년 대비 5.5% 줄었고, 가사·돌봄 종사자 역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1.9% 감소했다. 나머지 분야는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남성이 더 많지만, 여성 비율도 작년 25.8%에서 29.6%로 증가세다. 연령별로는 30대가 28.7%로 가장 많고, 40대 26.9%, 50대 20.2%, 20대 13.8% 순이다.
작년 플랫폼 종사자들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4.4일, 하루 6.2시간을 일하고, 월 145만2천원을 벌었다.
전년 대비 일한 시간과 월급(2022년 146만4천원)이 모두 소폭 줄었는데, 주업형 종사자보다 가끔 일하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플랫폼 종사자들은 '계약에 없는 업무 요구'(12.2%), '건강·안전의 위험 및 불안감'(11.9%), '일방적 계약 변경'(10.5%) 등을 일자리의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다른 일자리로 이동할 때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9.7%)도 애로사항으로 꼽혔고, 보수 지급이 지연(9.5%)되는 경우도 있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정책관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플랫폼 종사자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불공정한 대우 등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가칭)' 제정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표준계약서 마련, 쉼터 설치, 분쟁해결지원 등 종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