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성능을 갖춘 비납계 반도체 압전소재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압전소재는 압력이 가해질 때 전기를 발생시키는 물질로 센서나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주요하게 사용된다.
기존에는 ‘납 티탄산 지르코늄’이 압전소재의 핵심 광물이었으나,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납이 포함돼 점차 금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납이 포함되지 않는 친환경 비납계(Pb-free) 소재가 개발되고 있으나, 온도 변화에 잘 견디던 납이 빠지면서 높아진 불안정성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온도 불안정성 문제를 역이용한 것이 특징으로, 온도에 따라 성능이 달라지는 두 소재를 번갈아 쌓아 최종적으로 일정한 전력을 생산하도록 한 것이다.
해당 제품에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성능이 감소하는 ‘칼륨 소늄 니오베이트’ 소재와 반대로 고온일 때 성능이 높아지는 ‘비스무트페라이트’계 소재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두 소재의 복합비율에 따라 온도 안정성이 변화하며, 여러 실험 끝에 300℃의 고온 상황에서도 압전성능 변화 비율을 4.7% 이내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비납계 소재 안정성이 최대 100℃에서 150℃ 이내에서만 유효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향상된 결과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에 게재됐으며, 국내 특허 등록 완료 후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구원 박태진 연구부장은 “기존에는 고온·방사선 등 가혹 환경에서 사용하는 특수 센서를 해외 기술에 의존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앞으로는 특수 센서 분야에 이번 소재 기술을 활용하면서 국산화의 가능성이 열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