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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국 플랫폼 성장 정체, 이커머스 경쟁의 승자는?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이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에 진입하며 업계에 불안감이 높아졌지만, 최근에는 그 성장세가 정체되는 분위기다.

특히 과포화 상태라고 여겨졌던 이커머스 시장에서 위메프 사태 이후에는 오히려 쿠팡의 이용자가 소폭 상승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쿠팡의 현재 위치와 이커머스 산업 전망에 대해 정리했다.

▲ ‘탈팡’은 없었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 전체적으로 이용자가 더 증가하지 않는 정체기에 들어선 가운데, 이미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쿠팡은 오히려 소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저가 정책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알리 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다른 플랫폼보다도 더 큰 폭으로 사용자가 줄어들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플랫폼 ‘와이즈 앱·리테일·굿즈’는 지난달 쿠팡의 월간 이용자 수(MAU)가 전달 대비 0.9% 상승한 반면, 알리와 테무는 각각 3.5%와 4.8%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한때 11번가를 추월하고 알리와 함께 2위·3위를 차지했던 테무는 이용자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

한편 쿠팡은 지난 8월부터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오히려 이용자 수는 더욱 늘어났다.

구독료 인상 결정 당시에는 저항 심리로 인한 이른바 ‘탈팡’이 나타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효과가 미미한 분위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상한 가격도 아직은 부담을 느낄 만큼 고가가 아니며, 오히려 7월 말 발생한 ‘티몬·위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결제 불이행 위험성이 낮은 대기업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외에도 쿠팡은 현재 전국적으로 주문 당일 혹은 다음 날 배송하는 서비스를 가장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보기도 한다.

쿠팡의 광주첨단물류센터 전경 [쿠팡 제공]
쿠팡의 광주첨단물류센터 전경 [쿠팡 제공]

▲ 시장 집어삼킨다더니...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주춤’

국내 진입 후 빠르게 토종 이커머스를 추월하며 지배적인 위치를 점할 여겨지던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이 최근 성장이 정체하는 것을 넘어 감소하는 모습이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와 더불어 가파르게 성장하던 ‘테무’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이용자가 감소하며 11번가에 3위 플랫폼 자리를 내줬다.

특히 지난 9월 MAU(월간 이용자 수)는 540만 명으로 집계됐는데, 최고점인 700만 명과 비교하면 16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줄어들었다.

한편 알리 익스프레스의 9월 MAU는 660만 명으로, 테무보다는 느리지만 지난 6개월 동안 약 40만 명의 이용자가 감소했다.

반면 쿠팡을 제외한 다른 국산 플랫폼은 우려와 달리 대규모 이탈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다.

먼저 네이버쇼핑은 소상공인 중심의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전년 대비 커머스 거래액은 6% 매출액은 약 13% 성장했다.

또 테무를 제치고 다시 이커머스 플랫폼 3위를 탈환한 11번가는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에서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50억 원 이상 높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업계에서는 국산 플랫폼의 구독 혜택 강화와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대기업 선호 현상을 성장의 주된 원인으로 보는 분위기다.

일례로 네이버 쇼핑과 SSG 등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최근 구독 혜택으로 OTT 이용권을 추가하며 홍보에 나섰고, 1개월에서 3개월 동안 무료 구독 체험을 제공하는 곳도 다수 존재했다.

이외에도 관세청에서 중국산 직구 물품 통관을 강화하면서 유해물질 기준치 초과 물품을 다수 적발해 중국 물품에 대한 불신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투자안 발표하는 '레이 장' 알리 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연합뉴스 제공]
미래 투자안 발표하는 '레이 장' 알리 익스프레스 한국 대표 [연합뉴스 제공]

▲ 이커머스 산업 전망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배송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 경쟁은 과포화 상태로 접어들었으나, 업계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앞으로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의 규모는 227조 원이며, 2026년이 되면 약 300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로서는 국산 플랫폼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계 이커머스가 본격적으로 한국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알리 익스프레스의 모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 3월부터 이미 우리나라에 3년간 약 1조 4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약 2600억 원이 통합물류센터(FC) 구축에 선제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며, 예상 입주지로는 주로 물동량이 많은 인천·평택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중국 이커머스의 가장 큰 경쟁자인 쿠팡은 2027년까지 약 3조 원을 투자, 로켓배송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물류 초격차’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지난 14일에는 광주광역시에 2000억 원을 들여 연면적 16만 5000㎡(제곱미터)에 달하는 호남권 최대의 FC를 준공했고, 현재 부산과 김천·울산·경기도 이천에서도 FC 착공이 예정됐거나 진행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총 8곳 이상의 신규 FC가 들어서고 나면 사실상 전국민에 해당하는 5000만 명 이상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준공한 광주 FC의 사례와 같이 앞으로도 직고용을 늘리고 지역 주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 발전에도 힘쓰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