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기획] BYD 국내 상륙, 전기차 업계 전망은?

중국의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 BYD가 국내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시장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 현대·기아와 테슬라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전기차에서도 저가 정책을 사용할 경우 국내 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전기차 기업의 BYD 대응과 캐즘 존 극복 전략, 시장 전망 등을 정리했다.

▲ 한국 시장 공략 나선 BYD

BYD가 공식적으로 국내 진출을 선언한 것은 지난 13일로, 전기 승용차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문 기업인 BYD는 보조금을 활용한 저가 전략을 통해 성장한 것이 특징인데, 지난달 발표한 실적공개자료에 따르면 현재 매달 약 45만 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재고를 포함해 총 50만 대 판매의 실적을 올리면서 세계 최대의 전기차 기업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에서는 지난 7월 태국에 자동차공장을 신설했고, 올해에만 약 30만 대를 판매하며 사업 확장을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국내 출시 시기는 내년 초로, BYD코리아는 현재 지역별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 인증·마케팅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BYD의 전기 지게차나 트럭 등 상용차 브랜드는 지난 2016년부터 이미 국내에 들어온 바 있으나, 대중을 상대하는 승용차 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판매될 승용차 모델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현재 업계에서 예상하는 ‘아토 3’, ‘실’ 등의 제품이 모두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 사이의 저가이기에 관세를 고려해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존재할 전망이다.

BYD의 저가 전기차 브랜드 '실(SEAL)' [BYD코리아 제공]
BYD의 저가 전기차 브랜드 '실(SEAL)' [BYD코리아 제공]

▲ 전기차 수요 정체, ‘배터리’ 열쇠 될까

한편 전기차가 등장한 후 신기술이 대중화되기 직전의 정체 현상인 ‘캐즘 존’에 빠지면서 기술 혁신이 필요해지는 분위기다.

국내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인 SK온이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총 공장 가동률이 46.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가동률은 휴일을 제외한 조업일 가운데 공장을 가동한 시간 비율인데, 이번 수치는 지난해 평균 가동률 86%의 절반에 가깝다.

이외에도 삼성SDI는 같은 기간 동안 68%의 공장 가동률을 보였고, 최근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도 3분기까지의 평균 가동률은 60%에 그쳤다.

특히 최근 잇달아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서 캐즘 효과가 포비아(공포 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나타나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떠오르는 분위기다.

LFP 배터리는 리튬기반의 배터리 중 가장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으로,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비교해도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반면 올해 대형 화재가 발생한 벤츠의 EQE 모델과 현대차의 EV6 모두 NCM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NCM 배터리는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실제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모델Y’ 전기차는 올해 3분기 국내에서만 1만 3672대를 판매하면서 수입차 전체 판매 3위에 오른 바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NCM 배터리 생산량이 높고, LFP 배터리는 주로 중국산 전기차에 탑재된다.

국내에 진출하는 BYD의 전기차 역시 LFP 배터리를 탑재해 현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지만, 국내 전기차의 보조금 정책은 아직 미비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지난 2월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을 공개했는데, 국산 전기차 업체에 유리하도록 NCM 배터리 보조금을 늘리고 LFP 배터리는 반대로 크게 줄였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LFP 배터리에 대항해 국산 NCM 배터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보호에 집중하다 발전이 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컨테이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배터리 컨테이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 전기차 시장 전망은?

최근 미국 대선에서 전기차에 부정적인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기차 산업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나,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면서 새로운 판매로로 재생 에너지 분야를 꼽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재생 에너지 기업 테라젠에 공급하는 ESS용 LFP 배터리는 약 8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체 금액은 약 2조 원에 달한다.

전기차는 생산 후에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최종적으로 수익이 나는 반면, 한 번 구축된 발전소와 ESS는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으로 꼽힌다는 설명이다.

또 ESS 산업으로 판로를 확대하며 늘어난 LFP 배터리 생산력이 추후에는 전기차가 캐즘 존을 돌파했을 경우의 배터리 포트폴리오 다각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한편 현재 캐즘 존에 빠진 순수 전기차와 달리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은 올해 판매량이 역대 최대 수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하이브리드 차량의 내수 판매는 총 4만 9257대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의 78%에 달한다.

이에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중화가 현재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배터리 업계의 생존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