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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파월 신중론 무난히 소화…보합권 혼조 마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 나섰으나 기존대로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면서 시장은 이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12일로 예정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큰 폭의 움직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
[연합뉴스 제공]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24포인트(0.28%) 오른 4만4593.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6포인트(0.03%) 상승한 6068.50, 나스닥종합지수는 70.41포인트(0.36%) 내린 1만9643.86에 장을 마쳤다.

이날은 파월의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전한 입장과 거의 차이가 없어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파월은 미국 상원 의회의 은행, 주택, 도시문제 위원회에 출석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하기 위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정책은 이전보다 상당히 덜 제약적이고 경제는 여전히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제약을 너무 빠르게, 또는 너무 많이 줄이면 인플레이션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 "동시에 정책 제약을 너무 느리게 또는 너무 적게 줄이면 경제 활동과 고용이 지나치게 약화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근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에 대해 연방 부채 문제가 기간 프리미엄을 밀어 올린 이유일 수 있다고 진단했지만, 채권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파월은 12일에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에 나선다.

다만 파월 증언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락세로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낙폭을 상당 부분 줄여나갔다.

트럼프가 전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가운데 발효 시점은 엇갈렸다. 백악관은 3월 4일이라고 밝혔으나 행정명령에는 3월 12일이라고 명시돼 있어 협상 기간을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의 이 같은 조치에 성명을 내고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EU는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가 1% 이상 떨어졌고 필수소비재는 1% 가까이 올랐다. 나머지 업종은 보합권에서 좁게 움직였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스는 이날도 주가가 오르면서 1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역대 나스닥100 지수에 속한 기업이 기록했던 연속 상승 기간 중 최장이다. 나스닥100 지수는 1985년 1월 31일부터 산출되기 시작했다.

메타의 올해 상승률은 22%를 넘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중 올해 최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메타는 한국의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퓨리오사AI'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도 2.18% 올랐다. 중국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알리바바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테슬라는 6.34%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적대적 인수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짓눌렀다. 머스크는 과거 트위터를 인수할 때도 테슬라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오펜하이머의 콜린 러쉬 분석가는 "머스크가 주도한 오픈AI 입찰은 테슬라가 직면한 과제에서 주의를 돌리는 차원일 것"이라고 봤다.

나머지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약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인텔은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반도체 기술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한 영향으로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5.4% 하락했다.

CFRA리서치의 샘 스토발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은 파월의 증언을 소화하면서 내일 1월 CPI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주가수익비율(P/E) 배수 확대가 아닌 실적 성장세에 기반해 주가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여파를 분석하는 시간을 갖고 인플레이션의 추가 하락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당분간 기준금리는 현상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완만하게 제약적인 정책 입장은 견고한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상황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의 2% 복귀를 뒷받침할 것"이라면서도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잠재적인 재정, 무역, 이민 및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거듭 밝혀 트럼프 정책을 경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마감 무렵 4.5%로 내려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1포인트(1.33%) 오른 16.0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