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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국 수요충격 국내 GDP에 영향 전보다 확대"

미국의 수요충격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더 커졌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수요충격에 따른 GDP 변화폭이 모형 내 분석대상국 중 가장 크게 나타났다"라며 "2018년 미·중 무역갈등과 2020년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국의 영향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미국의 영향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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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이어 "미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미 채권시장의 신용스프레드 상승이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고 여타국의 금융여건을 동반 악화시키는 경향을 감안할 때,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미 통화정책 충격의 영향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런 추정에 새로 구축한 글로벌 전망 모형(BOK-GPM)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기존 모형에 통상 환경 변화를 반영하고, 신흥 아시아 경제 블록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미 달러 가치 변동이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등 환율 경로도 정교화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국가별 GDP 갭(실질 GDP-잠재 GDP)이 1%p 오를 때 오는 상승 충격(수요충격)에 대한 우리나라 GDP 갭의 반응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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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미국과 중국의 수요충격이 우리나라의 GD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다음으로 신흥아시아, 유로지역,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수요충격의 영향을 비교해 보면, 충격발생 후 약 4분기까지는 두 충격이 국내 GDP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했으나 5분기 이후에는 미국 수요충격의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의 수요충격 발생 후 4분기까지는 두 충격이 국내 GDP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했으나, 5분기 이후에는 미국의 수요충격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수요충격에 대한 여타국의 첫 4분기 평균 GDP갭 반응을 비교해 보면, 모형 내 분석대상국 중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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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공]

미국 수요충격에 대한 우리 GDP의 반응은 여타국에 비해 훨씬 크게 나타났으며 중국 수요충격에 대한 반응도 일본, 신흥아시아 등 주변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또는 양국의 정책변화에 따른 잠재적 영향에 우리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미·중 수요충격의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이 2010년 이후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봤다.

미국 수요충격의 영향은 2010년 대비 2023년에 다소 강화된 반면 중국 수요충격의 영향은 다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변화는 2010년대 후반 들어 글로벌 교역분절화 움직임, 미·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중국의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다소 줄어든 반면 대미 수출은 더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융여건 악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미국 신용스프레드 상승에 따른 영향이 우리 경제에 더 크게 나타나고 지속성도 더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미국 금융여건 악화의 영향이 자국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달러 유동성 공급 축소로 이어지면서 외화차입에 의존하는 미국 이외 국가들의 금융 여건도 동반 악화되어 실물경기가 위축되는 효과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분석 결과는 향후 미·중 무역분쟁 심화 가능성 등에 대비한 수출시장 다변화의 꾸준한 추진과 함께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미 달러화의 향방과 미 금융여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