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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 "SKT 해킹 사태 관련 가장 큰 우려는 금융사기"

지난달 발생한 SK텔레콤해킹 사고 관련 소비자들은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가 발생할 것을 가장 우려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5월 13~14일 수행한 'SKT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전국 14~64세 휴대폰 사용자 5천59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SKT 유심 해킹 사태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95%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40대(97%)와 50대 이상(98%) 연령대에서는 거의 모든 소비자가 사고를 인지하고 있었다.

해킹 사태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3명 중 2명(63%)이 '우려한다'고 답했다.

SKT 가입자의 '우려' 비율이 73%로 가장 높았지만, KT(56%)와 LG유플러스(57%) 이용자 우려도 높았다. 이용하는 통신사에 관계 없이 많은 소비자가 이번 사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컨슈머인사이트는 분석했다.

가장 큰 우려 요소를 3개까지 꼽으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87%가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를 꼽았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 악용(82%) 가능성, 휴대폰 불통(42%), 가상자산 계정 탈취(41%), 국가·사회적 보안 악영향(31%)에 대한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은 SKT 보상수준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SKT [연합뉴스 제공]
SKT [연합뉴스 제공]

SKT는 사건 발생 이후 유심·이심 무상 교체와 유심재설정, 유심보호서비스 적용을 결정하고 피해 발생 시 100% 책임을 약속했지만, SKT가 이번 사태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다.

신속한 처리, 충분한 사고 대응과 보상, 소비자 입장에서 공감과 투명한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응답은 70%에 달했다.

이에 따라 그간 이용자 만족도, 추천의향 등 핵심 소비자 지표에서 줄곧 1위를 차지하던 SKT는 이번 조사에서 3위로 밀려났다.

소비자의 통신사 전환 의향률(다른 통신사로 바꿀 생각)도 기존에는 가장 낮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번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만으로는 계좌 탈취 등 금융사기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IMEI(단말기고유식별번호)와 같은 단말 정보 탈취 피해까지 예방할 수 있게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고도화했고 IMEI 15자리만으로는 스마트폰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유심 무상 교체에는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전날 유심을 교체한 고객은 35만명이 추가돼 누적 287만명으로 늘어났다. 그 전날에도 33만명이 유심을 교체했다.

SK텔레콤은 이달 들어 순차적으로 500만개의 유심을 확보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6월 577만개, 7월 450만~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