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내년 주택시장, 전반적으로 오른다

[재경일보 장세규 기자] 올해 부동산 시장은 금융위기와 DTI 규제 여파 등으로 전반적으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추세가 내년에는 바뀔 전망이다.

내년 부동산 시장은 국지적으로 움직이겠지만 상승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권, 목동, 용인 등 지역은 급매물은 이미 소진되는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값이 이미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특히 기준금리 인상과 연평도 포격 사태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큰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은 기대감이 많이 회복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유래 없는 장기 불황 탓에 불안 심리는 내년에도 쉽게 해소되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래가치가 안전한 인기지역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움직이나 비인기 지역은 가격 하향세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되며, 투자 금액에서 부담이 큰 중대형보다는 환금성이 뛰어나고 부담이 덜한 소형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세난과 시장 회복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임대 수익형 상품은 여전히 인기를 끌 것이다. 전셋값 역시 내년에는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내년에도 상승하면서 내년 중반기쯤에는 고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매매시장, '국지적 상승세'

내년 주택 매매시장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겠지만 상승 국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전국적으로 3%, 서울은 4%, 수도권(인천 포함)은 3%, 지방은 2%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호황일 때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이나, 시세 하락폭이 크고 수요 유입이 꾸준한 지역 중심으로 쏠림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아파트가 매매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 것으로 본다. 사업진척도가 좋고, 개발호재가 많은 강남권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는 금융위기 이전 가격으로 회복되는 등 가격 회복에 선두 역할을 할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작년과 올해 가격 하락폭이 컸으며, 송파 잠실 제2롯데월드, 사업 진행 원활 등으로 가격 상승을 이끌 호재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내년 주택 시장을 이끌 요인들을 살펴보자. 우선 내년 시장 전망 맑음은 거래량 증가가 보여준다. 올해 6월 3만454건까지 떨어졌던 전국 거래량은 8·29 부동산 대책 이후인 9월 3만3천685건, 10월 4만1천342건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다시 지난달 5만3천558건으로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4천948건, 수도권(서울 제외) 1만7천455건으로 전월 대비 각각 58.3%, 40.8% 증가했으며 지방은 3만6천103건으로 전월 대비 24.7% 늘었다.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불안 심리도 여전히 내재되어 있어 비인기지역으로까지 수요 이동은 기대하기 힘들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아져 전세 안고 매매를 고려하는 수요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전세가율이 60% 가까이 치솟으며 매매가를 빠르게 끌어올린 바 있다. 지난달 강남 11개구 전세가율은 42.1%를 기록했다. 2006년 3월(42.6%) 이후 5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내년에는 전셋값 상승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전세가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엔 공급물량도 크게 줄어든다. 공공부문의 인허가도 감소하고, 입주물량 역시 2010년 대비 36.8%가 감소,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택 보급률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2007년 말까지 분양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2008년부터 신규 공급을 미루거나 중단했기 때문에 올해 역시 주택 보급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역이나 주택 규모별로 수급 불안정이 계속될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중대형보다는 소형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만성적인 전세난으로 소형 주택 수요가 크게 증가한데다가 시장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내재되어 투자금액이 덜하고 환금성이 좋은 소형 수요가 내년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내년 주택 매매시장은 거래량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으며,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고, 미분양 감소, 전셋값 상승 우려 등 집값 상승 요인들이 많다. 특히 내년에는 공급물량이 극히 감소하는 등의 요인으로 전국 매매 시장은 2~3% 정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 전세시장, 강세 이어갈 듯

전세시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는 4%, 서울은 5%, 수도권(인천 포함)은 4%, 지방은 3%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국민임대, 시프트, 도시형생활주택 등 전세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지만 실제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

또한 민간 건설업체들 역시 그동안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소형 아파트를 짓지 않았고, 그로 인한 수급불안이 심한 상황이다.

전세 물량은 부족한데 1인 가구는 올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전세 수요는 재개발과 재건축 등으로 인한 이주수요가 내년에 크게 증가한다. 최근 1~년 동안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금융위기와 관련 제도 변경 등으로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재개발 재건축에 따른 주택 멸실과 함께 이주 수요 증가로 전셋값은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에는 입주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전세난을 더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입주물량은 2010년 대비 36.8%가 감소,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강세 계속'

내년에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강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오피스텔은 전국적으로 3%, 서울은 3%, 수도권(인천 포함)은 4%, 지방은 2%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경기 불황으로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오피스텔의 인기는 높았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분양된 잠실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주상복합 아파트는 미분양된데 비해 오피스텔은 평균 49.3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시장이 회복되겠지만 한편으로 시장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고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오피스텔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난,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적은 만큼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전망이 밝다. 오피스텔과 함께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도 높아지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공급된 도시형 생활주택의 총 인허가 물량은 1만3천257가구로 지난해(1천580가구)보다 8배가량 늘었고 분양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도시형생활주택 1호인 서울 신림역의 아데나 534의 경우 지난 4월 분양 시 총 146가구 모집에 528명이 접수해 평균 3.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 신규 분양시장 '상저하고(上低下高)'

신규 분양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금자리주택 본청약도 내년 1월을 시작으로 순차례 진행되는데다가 미분양도 아직 많아 있기 때문에 쉽게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입지 좋은 공공 물량도 내년에 준비되어 있는 것도 악재다. 신도시 중 최고 입지로 꼽히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광교신도시 공공임대 등 최강의 공공 신규 물량이 나올 예정에 따라 청약자들의 쏠림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신규 분양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내년 보금자리주택 공급 규모를 21만 가로 확정 발표한데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신규 공급 물량이 축소되고, 시장 회복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도 해소되면서 청약자들의 움직임을 나타날 전망된다.

신규 분양시장도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입지, 브랜드, 규모별 등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저렴하고, 입지 여건이 뛰어난 곳은 청약자들의 쏠림현상이 심한 반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지역은 여전히 청약자들의 외면을 벗기 힘들다.

고분양가 논란과 화재 사건으로 인기가 시들해진 주상복합 아파트 역시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