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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법인세·소득세 인하방침 유지하겠다"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정부가 감세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최근 세계 경제 위기 속에 감세가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또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

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8일 "법인세, 소득세의 최고세율을 인하하겠다는 당초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이날 KBS 뉴스라인에 출연해 "세금을 낮춰야 투자 여력, 소비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그런 방향 하에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법인세, 소득세 등 세금 인하 방침을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것.

임 차관은 "이를 통해 민간 경제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또 세계적으로 세율이 낮아지는 추세에서 우리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세금 인하 방침을 고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임 차관은 세금 인하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에 대해서는 "예산 지출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거나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2008년 법 개정을 통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했다. 하지만 2009년 시행에 들어가자 부자감세라는 비판이 제기되어 여권에서는 최고 구간에 대한 감세 시행을 2012년으로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계속해서 감세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내년부터 과세표준 8800만원 이상 소득자에 대한 세율이 35%에서 33%로 낮아지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22%에서 20%로 조정되는 추가 감세가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 차관은 유류세 인하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유가 추이를 보면서 서민에게 급격한 부담이 생기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차관은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경기 불확실성이 인식되면서 최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초반으로 낮아지고, 환율도 안정됐다"며 "이런 요인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면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 차관은 향후 물가 추이에 대해 "8월에 4%대가 지속하고, 9월 들어서 지표상으로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상이변에 따른 농산물 작황 문제, 이른 추석으로 인한 수요 문제, 중동 상황과 관련한 유가 움직임 등 "물가 여건이 쉽지 않고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