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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수출 16%·수입 15%↓…반도체·中 수출부진"

올해 들어 감소 추세이던 월간 무역수지 적자는 5월 들어 다시 커졌으며, 반도체·석유제품 및 대(對)중국·베트남 수출도 계속 부진했다.

올해 한국의 총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줄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5% 밑으로 내려갔다.

한국무역협회는 30일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무협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수입액은 36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각각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3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수입은 6.6% 각각 줄었다. 무역수지는 295억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달까지 월간 무역적자 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이달에는 다소 확대됐다.

무역적자는 지난 1월 125억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컸다가 2월(52억달러), 3월(46억달러), 4월(26억달러) 등으로 개선됐는데, 이달 1∼20일 43억달러로 다시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석유화학 제품, 지역별로는 중국과 베트남 수출이 큰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무협은 분석했다.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5.5% 감소했고, 석유제품은 33.0% 줄었다.

같은 기간 대중국·베트남 수출 증가율은 -23.4%, -15.7%를 나타냈다.

수출을 가공 단계별로 나눠보면,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이 쪼그라든 현상이 지속됐다.

반도체 수출은 1월(-44.5%), 2월(-42.5%), 3월(-34.5%), 4월(-41.0%), 5월 1∼20일(-35.5%) 등으로 5개월 연속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연합뉴스 제공]

반면 자동차를 포함한 소비재 수출은 환율 상승과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4월 전년 동기 대비 25.9% 늘었다.

다만 자동차 수출 증가율(43.8%)을 제외한 비(非)자동차 소비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부진을 거듭하면서 1∼4월 한국의 총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13.4%로 하락했다. 2016년 이후 한국의 총수출 중 반도체 비중이 15%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반도체 수출 감소의 여파로 1∼4월 중간재 수출 비중도 68.9%를 기록해 2017년 이후 처음 70% 밑으로 내려왔다.

무협은 최근 연이은 수출 부진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노동 유연성 제고와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 수출기업의 금리 인하 및 조세 부담 완화 등을 꼽았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과의 통상 협력 강화도 주문했다.

특히 미국과는 반도체 보조금 조건부 제공과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 파장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과는 정상회담 이후 무역 확대를 위한 민간 차원의 노력을 강조했다.

또 디지털·공급망 등 분야에서도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협상을 적극 활용해 배터리, 희토류 등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무협은 제언했다.

중국과는 실리에 기반한 경제 교류를 요청했다.

무협은 "중국을 자극하는 민감한 언행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국과 대화를 병행해 양국 간 교역 회복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공급망 리스크로 자국을 이탈한 중국 기업의 대(對)한국 투자도 효과를 따져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무협은 오는 10월 EU가 시범 시행을 예고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제도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