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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보조금 비리 단죄·환수 조치 철저히 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보조금 비리에 대한 단죄와 환수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최근 3년간 보조금을 받은 1만2천여개 민간단체를 일제 감사한 결과 314억원 규모, 1865건의 부정·비리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부정·비리 유형은 횡령, 리베이트 수수, 허위 수령, 사적 사용, 서류 조작, 내부 거래 등이었다. 정부는 이같이 부정이 확인된 사업에 보조금 환수, 형사고발, 수사 의뢰 등의 조처를 하기로 했다.

대표적 사례로 한 통일운동단체가 민족의 영웅을 발굴하겠다며 6천260만원을 정부로부터 받아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을 벌인 것이 지적됐다.

또 다른 이산가족 교류 관련 단체는 임원이 소유한 기업의 중국 내 사무실 임차비와 임원의 가족 통신비까지 국고보조금을 사용했다.

정부는 이렇게 부정 사용한 국고보조금은 전액, 또는 일부 환수키로 했다.

우선 보조금 신청 과정에서 허위 사실과 같은 부정이 드러난 경우 해당 단체에 지급된 보조금 전액을 환수한다. 또 선정 절차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집행·사용 과정에서 부정·비리가 드러난 경우는 해당 금액을 돌려받기로 했다.

이어 비위 수위가 심각한 86건은 사법기관에 형사고발 또는 수사 의뢰하고, 목적 외 사용이나 내부거래 등 300여건에 대해서는 감사원에 추가 감사를 의뢰키로 했다.

정부는 민간 단체 국고보조금 사용의 부정·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을 수령한 단체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위탁·재위탁을 받아 실제 예산을 집행한 하위 단체들도 국고보조금 관리시스템인 'e나라도움'에 전부 등록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회계서류, 정산보고서, 각종 증빙 등도 빠짐없이 올려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또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보조금 관리에 대한 전용시스템 없이 종이 영수증으로 증빙을 받고 수기로 장부를 관리했지만, 이를 전산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부터 광역단체에 우선 도입한 지방보조금관리시스템 '보탬e'를 올해 하반기부터 기초단체에도 확대 도입해 보조금 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에서 보조금 사업자의 납세 이력을 포함한 금융·신용정보를 관계 기관에서 실시간 공유 받음으로써 선정 단계부터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중복수급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업 결과에 대한 외부 검증도 대폭 강화해 보조금 정산보고서 외부 검증 대상을 현행 3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회계법인 감사 대상을 기존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 사업으로 확대키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회계법인 감사 대상 확대는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민간단체 보조금 예산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도 보조금부터 올해보다 5천억 원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전체 보조금의 약 30%를 대폭 삭감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