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이상이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아직 내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 중에서는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4일 지난달 16∼24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31개사)의 55.0%는 투자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가 49.7%, '투자 계획이 없다'는 5.3%로 응답했다.

전년 조사 대비 계획 수립 기업 중 투자 ′확대′ 기업 비중 늘고, 투자 ′축소′ 비중이 줄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전체의 45%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61.0%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응답했으며 28.8%가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응답은 10.2%였다.
한경협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지만, 그럼에도 작년보다는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주요 이유로 지목했다.
그 외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꼽았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물가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한은의 목표물가 수준(2.0%)을 상회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가 회복되어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3개사 중 1개사(32.8%)가 내년 하반기로 응답했으며, 2025년은 19.8%(상반기 15.3%+하반기 4.5%), 2024년 상반기는 12.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