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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붉은 재킷은 한인디자이너 작품>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아시아 4개국 순방을 통해 화려하게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하면서 뛰어난 패션감각도 발휘했다.

특히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입었던 붉은색 재킷에 검은색 바지정장 차림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클린턴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와 유명환 외교장관과 회담할 때도, 그리고 이화여대를 방문해 강연할 때도 이 붉은색 재킷을 입었다.

바로 이 붉은색 재킷의 팬트수트(여성용 바지정장)는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부티크 `수재나 베벌리힐스'를 운영하는 한인 디자이너 수재나 정 포리스트(한국명 정순화) 씨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정 씨는 지난 21일 연합뉴스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수재나 베벌리힐스'에서 만든 옷을 입고 아시아를 순방하는 것을 보고 너무나 기뻤다"고 알려왔다.

그는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 2007년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서려고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 기금모금 행사를 했을 때 처음 만나 인연을 맺은 후부터 계속 팬트수트를 맞춤 제작해주고 있다.

정 씨는 이런 사실이 지난해 9월 LA타임스 등에 보도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정 씨는 다른 고객들처럼 클린턴 장관의 치수를 재고 그에 맞는 마네킹을 먼저 제작하고 나서 옷을 만들었다. 그때 이후 정 씨의 부티크에는 클린턴 장관의 마네킹이 보관돼 있다.

정 씨는 22일 전화통화에서 "클린턴 장관이 내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한국을 방문해 한국 대통령 등을 만나는 장면을 보고 무척 기뻤고 흥분됐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한국에서뿐 아니라 일본과 인도네시아, 중국에서도 정씨가 디자인한 옷을 입었다.

그는 특히 클린턴 장관이 한국에서 입은 붉은색 재킷에 대해 "정확한 기록을 봐야 알겠지만 약 6개월 전에 만들어준 옷으로 기억한다"면서 "붉은색은 미국에서 승리의 의미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붉은색 타이를 매거나 영부인이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곤 한다"고 설명했다.

클린턴 장관은 밝은 하늘색과 붉은색 등 화사하고 밝은 색 계통의 단순하면서도 세련미가 강조된 옷을 좋아한다고 정 씨는 전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난 정 씨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고등학교 때 언니를 따라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와 잦은 고생 끝에 뉴욕주립대 패션전문학교(FIT)를 졸업하고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