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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은행 건전성 악화 우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은행들이 자산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 급등은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수입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은행 부실로 전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와 캐피털 등 2금융권은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해외 신규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외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은행 자산건전성 우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환율이 오르면 위험자산에 포함되는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도 늘어나 BIS 비율당금을 쌓아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충당금을 전년보다 배 이상 많은 9조9천억 원을 쌓으면서 당기순이익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환율 때문에 수입업체들이 부도날 경우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져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2금융권도 외채 상환 부담 가중

 

2금융권은 글로벌 금융 불안이 재개되면서 해외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와 캐피털(할부금융.리스)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보유한 해외채무 규모는 150억 달러에 이른다.

이들 회사는 해외차입금에 대해 환헤지를 해놓았기 때문에 당장 환율변동 위험은 없지만, 신규 차입이 어려워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여전사들이 만기도래 채무에 대해 일부는 상환하고 일부는 만기연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상환비중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모 카드사 담당자도 "최근에 동유럽 지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신규 해외 차입이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여신전문회사는 은행과 비교하면 해외차입 규모가 크지 않고 만기구조가 분산돼 있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형 여전사들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와 조달비용 절감 차원에서 해외차입을 하고 있다"며 "신용경색으로 선박리스 등 해외영업은 위축될 수 있지만,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