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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5천억 ‘사자’…증시 최대 원군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달여 만에 5천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증시 수급 개선의 최대 원군이 되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천415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전날 1천791억원 순매수에 이어 이틀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기관도 1천77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6천940억원의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5천억원을 넘어선 것은 1월 7일 이후 두달여 만이다.

 

이날 외국인은 전날 미국 증시의 급등 소식에 장 초반부터 주식 매수에 나섰으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 이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매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업종을 1천억원 이상 사들인 것을 비롯해 운수장비, 전기가스, 증권, 보험, 철강금속업종을 많이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위기의 완화 조짐으로 신흥시장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데다 원화가치의 강세 반전 등으로 인해 당분간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동부증권의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원화가치 강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주식을 산 외국인들은 환차익만으로도 상당한 이익을 거둘 수 있으므로 환율 안정과 함께 외국인 주식 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뿐 아니라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를 나타내 증시 수급 개선에 이중으로 기여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6천180계약의 선물을 순매수해 8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매수에 나서면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개선돼 프로그램 매매에서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된다. 실제로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4천4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와 개별주식 선물ㆍ옵션의 동시 만기일인 12일에도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현재 외국인은 3만계약에 가까운 선물 매도 물량을 쌓아놓고 있는데 외국인들의 예측과 다르게 최근 지수가 급등해 손해를 감수하고 이를 청산해야 하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이승재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통해 매도 물량을 청산하면 베이시스가 개선돼 내일도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